제일모직-제일기획 동반질주...이서현의 비밀병기는?

2011-06-27     유성용 기자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이 '이서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씨는 2009년 제일기획 부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작년 말에는 제일모직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두 회사는 이 부사장 합류 이후 실적과 대외 인지도가 상승하는 등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제일기획은 '2011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미디어 부문 그랑프리(대상)와 금상 4개(미디어 부문 1, 다이렉트 부문 2, 아웃도어 부문 1) 등 총 5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한국 업체가 칸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이달 초 열린 기업홍보물 대상의 아스트리드 어워즈에서도 삼성그룹 홍보책자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3월에는 아시아 광고연맹 주관 애드페스트에서 포스트잇 광고로 금·은·동상을 모두 휩쓸기도 했다.

이 부사장 취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작년 제일기획 매출은 6천146억원으로 전년 5천402억원에 비해 13%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84억원 늘어난 55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00억 가량 증가했으며, 주당 순이익도 837원에서 962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 2002년 이 부사장은 미국 뉴욕의 유명한 디자인 학교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마친 뒤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했다.

3년 뒤인 2005년 상무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경영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이 부사장이 합류한 뒤 제일모직 실적도 2001년 1조7천360억원에서 작년 5조185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천767억원에서 3천34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03년에는 여성복 디자이너 정구호 씨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패션브랜드 구호(KUHO)를 인수해 이 회사 매출을 당시 75억원에서 10배로 불리기도 했다.

주가도 크게 뛰었다.

이 부사장 취임 이후 제일기획 주가는 2009년 말 1만2천600원대에서 24일 현재 1만6천250원으로 23% 가량 올랐다.

제일모직은 그가 상무로 재임하던 시절 3만원대에서 현재는 4배가 오른 12만6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는 제일기획과 제일모직의 실적 향상 배경을 이서현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활동한 데 따른 효과로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막내딸로 아무래도 조직에 이런저런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포상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광고제에서 본상을 휩쓴 홈플러스 제작팀은 총 3억원의 포상금과 특진 인사 혜택을 받는데 이는 '오너'가 아니고서는 내놓을 수 없는 파격 보상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 부사장 취임 후 아이디어 중심의 조직문화가 정립되고 디지털 마케팅이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와 혜택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이 부사장은 "제일기획 경쟁력의 핵심은 아이디어와 창의력"이라며 "거기에 덧붙여 세밀함이 없으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부사장이 창의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인물로 평하며 일찌감치 미래 삼성의 한축을 이끌 인물로 낙점하는 분위기다.

그런 그의 최근 화두는 제일모직의 국제화다. 자사 브랜드의 국제화는 물론 해외 명품 브랜드의 국내 도입에도 관심이 높다.

증권가는 나란히 두 회사의 하반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일기획은 민영 미디어렙의 도입과 종편채널 진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제일모직 또한 부진한 IT 수요와 환율하락이란 악재 속에서도 삼성전자라는 안정적인 매출처와 강화되고 있는 사업경쟁력을 통해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