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재 사장 숨고르기 끝냈나? 하반기 행보 관심

2011-06-30     양우람 기자

지난 3월 취임 이후 숨고르기를 해오던 LG생명과학 정일재 사장이 하반기 본격 행보를 예고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정사장이 7월 경영비전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사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제약. 바이오가 낯선 분야라는 이유로 대외적인 말과 행보를 극도로 자제해왔다.


4개월 장고끝에 나올 그의 경영비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정일재 사장, 누구인가?

지난해 12월 LG생명과학 이사회가 정일재 사장을 새로운 CEO로 결정했을 때 업계에선 낯선 인물의 등장에 의외라는 시선이 쏟아졌다. 그도 그럴것이 정 사장은 통신 전문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90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입사한 후, LG 경영관리팀, LG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LG유플러스 사장(PM 부문)를 거쳐왔다.  

제약․바이오와는 한번도 인연이 없었다..

그런 그의 낙점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구본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 사장은 지난 2006년~2009년  LG그룹의 통신3사가 합병하기 전까지  LG텔레콤 CEO로 LG의 무선통신사업을 이끌었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 오즈(OZ)로 통신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합병해 현재의 LG유플러스를 출범시키는 데 기초를 닦기도 했다.

정 사장에게 LG생명과학의 지휘봉이 맡겨 진 것도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뛰어난 경영 수완을 이사회가 높이 샀기  때문이다.

특히 구본무 회장은 바이오 분야를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점찍어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은 LG생명과학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정 사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LG생명과학은 늘어나는 R&D 비용에 비해 이를 뒷받침해 주던 해외 의약품 수출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신약 개발 프로젝트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던 간질환치료제 GS9450에 대한 임상 시험이 2상에서 중단되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LG생명과학은 3천41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66억원이 늘었지만 영업이익(200억원)과 단기 순이익(169억원)은 1년전보다 각각 96억원, 57억원이 줄어든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LG생명과학은 올해 새로운 공장 착공과 바이오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게 나갈 것이라는 정 사장에 대한 LG그룹 차원의 기대를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산넘어 산, 헤쳐나갈까?


하지만 정 사장 취임 이후에도 LG생명과학은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LG생명과학의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암담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66억원이 늘어 8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19억원)과 당기순이익(4.4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이상이 깎여나간 실정이다.

주가 역시 정 사장이 취임한 3월 4만5천900원에서 28일 현재 4만8천450원으로 근소하게 올랐지만 한때 3만9천950원까지 떨어지며 여전히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LG생명과학 측은 올해 하반기부터 그동안 주력해 왔던 연구개발에 대한 성과가 본격화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당뇨병치료제 신약의 발매를 앞두고 있고 미국 현지에서 서방형 인성장 호르몬의 3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어려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공교롭게도 이는 취임 후 그동안 숨고르기를 해왔던 정 사장이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예고하는 시점과 겹치고 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정 사장이 그동안 생소한 분야여서 조심스럽다며 대외적인 행보를 꺼려 왔었지만  7월 초 바이오 분야 육성 방안 등 그동안의 경영 구상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