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산 등 3개 저축은행 부실만 2조 넘어..처리 산넘어 산
2011-06-29 임민희 기자
인수희망자가 없어 유찰됐던 '전주+부산저축은행', '대전+보해저축은행' 패키지를 비롯해 향후 하반기 구조조정 과정에서 더 많은 부실저축은행이 시장매물로 나올 경우 이를 정리하려면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전망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예보는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패키지 입찰에만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대신증권 등 6개 금융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이달 초 3개 저축은행에 대한 매수자 자산실사(3주간)를 진행했다.
자산실사 결과 3개 저축은행의 부실규모가 예상을 뛰어 넘는 2조4천억원에 달했고 결국 LOI를 제출했던 한국금융지주는 '부실확대' 등을 우려해 본입찰에 불참했다.
중앙부산 등 패키지 본입찰에 KB․신한․하나금융지주와 키움․대신증권 등 총 5곳의 금융사가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 가장 높은 인수가를 써낸 대신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키움증권(사장 권용원)이 예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신증권이 얼마의 인수가를 써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3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을 제외한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라는 점에서 예보가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공적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보 저축은행정상화부 관계자는 3개 저축은행 부실규모에 대해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입찰과정이나 자산실사 내용에 대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금융계는 입찰참가사들이 3개 저축은행의 부실이 커 보수적으로 금액을 적어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증권사들에 비해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인수 참여 권유 등에 떠밀리듯 인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예초부터 인수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시각도 보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KB지주와 신한지주, 하나지주 측은 향후 저축은행 인수계획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중앙부산 등 패키지 입찰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발표가 난지 얼마 안됐고 아직 예보에서 나머지 저축은행 매각계획이 확정된 게 아니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대체로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에 주력하고 있는 하나지주의 경우 실상 다른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는 상황. KB지주나 신한지주 역시 저축은행 인수 필요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보는 중앙부산 패키지 매각을 마무리 짓는 대로 유찰됐던 전주, 부산, 대전, 보해저축은행의 매각방식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저축은행 부실규모가 크고 금융지주사들도 저축은행 인수에 소극적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3개 저축은행의 부실이 생각보다 컸다"면서 "나머지 저축은행은 물론 추후 저축은행들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부실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돼 인수참여시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3개 저축은행 부실규모만 보더라도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 추진시 부실저축은행 정리를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자금조달 여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이 지난 24일 발표한 89개 저축은행 PF대출(469개 사업장, 7조원규모) 실태조사 결과에서 이중 절반에 가까운 3조4천억원(47.8%)이 '부실우려' 및 '부실'로 평가됐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구조조정기금을 통해 저축은행의 부실자산을 이달말까지 분리 매각할 방침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매각을 신청한 45개 저축은행의 부실가능성 있는 PF채권 1조9천억원(이자 등 포함시 2조2천억원)을 구조조정기금 1조4천억원을 투입해 인수할 계획이다. [마아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