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파업장기화 조짐...입지 위축 될 듯

2011-06-30     임민희 기자
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SC제일은행)의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실적악화로 27개 지점을 통․폐합하고 리테일 부문 강화에 나섰던 SC제일은행은 이번 파업사태로 인해 국내시장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27일부터 성과 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 전체 직원 6천500여명 중 2천8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반영업점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392개 지점 중 215개는 통합운영 영업점으로, 177개 지점은 일반영업점으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통합영업점은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하지만 일반영업점의 경우 기본적인 입출금과 당좌거래만 가능할 뿐 신규가입이나 대출업무, 카드발급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상담 등을 받기 위해 일반영업점을 찾았던 고객들은 그냥 발길을 돌리거나 통합영업점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고객들의 피해사례가 늘고 있지만 성과급제 도입을 놓고 노사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파업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통합운영 영업점 비중을 줄일 수는 있으나 지점폐쇄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영업점에서 기존 고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기본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만 (영업점의)절반정도에서 신규가입이나 대출업무 등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과 연봉제 도입 등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해 "노조 측과 계속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성과급제 도입을 먼저 하고 임단협 협상을 한 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는 양보안을 제시했고 현재 노조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24일 성과급제도 도입을 위한 TF 구성과 고용안정 보장 등 최종 협상안을 노조 측에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성과급제 도입을 전제로한 임단협 협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고객 불편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SC제일은행의 실적악화와 시장위축 등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09년 대비 25% 감소한 3천224억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점 27개 지점을 통폐합하는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고금리 직장인 통장 및 신용카드 상품 출시 등 소매금융 강화로 '실적 끌어올리기'에 주력했으나 이번 파업사태로 인해 실적감소와 국내 시장 입지 위축 등이 불가피해졌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