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야 제맛? 2천만원대 수입차 판매 '참담'

2011-07-01     유성용 기자

2천190만원이면 수입차 오너가 된다?

수입차 문턱이 낮아지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수입차 전성기를 맞아  2천만원대 저가 차량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신통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5월말까지 2천만원대 수입차 판매 대수는 425대에 그쳤다. 수입차 누적 판매량인 4만2천700대와 비교하면 1% 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가격이 6천만원을 넘어가는 벤츠 E300과 BMW 528i의 한 달 판매량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5월 E300과 528i는 각각 620와 569대가 팔렸다.

국내에서 가격이 가장 싼 수입차는 최근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한 닛산 큐브로 2천190만원이다. 이어 토요타 코롤라와 푸조 207GT가 2천590만원으로 뒤를 잇는다.

미쓰비시 랜서는 2천750만원, 혼다 시빅 1.8 2천890만원, 닛산 로그와 닷지 캘리버가 2천990만원으로 각각 2천만원대 수입차에 해당 된다.

이중 가장 많이 팔린 차는 157대가 팔린 푸조 207GT. 3월 출시된 코롤라는 단 83대만이 팔리는 굴욕을 맛봤다. 코롤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로 국내 들여올 당시 아반떼를 긴장시킬 것이란 전망이 돌아었다.


이외에 닛산 로그가 85대, 혼다 시빅 1.8 55대, 닷지 캘리버 27대, 미쓰비시 랜서 18대 등이 팔렸다.


중고차 시장에서의 잔존가치 또한 부실하다. 신형 모델이 나온 아반떼 구형모델과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것.

중고차 사이트 카즈에 따르면 2010년식 랜서와 캘리버의 잔존가치는 70%와 63.5%로 나타났다. 년식이 더 오래된 2009년식 아반떼HD(73%) 보다도 낮은 수치다. 77%의 동년식 포르테와 차이는 더욱 크다.

207GT와 시빅 1.8DMS도 86%와 79%로, 2010년 구형 아반떼와 비슷한 잔존가치율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2천만원대 수입차들의 실적 저조를 상품성에서 찾는다.

말이 2천만원대지 거의 3천만원대에 육박하는 가격이지만  편의장비는 1천만원대 국산차와 다르지 않다는 것.

실제로 혼다 시빅의 경우 가죽시트 대신 직물시트를 적용했으며 16인치 알루미늄 휠을 장착하는 등 일부 사양을 조정하고 가격을 낮췄다. 닛산 로그도 사륜구동 모델은 3천만원을 넘어선다. 키를 꽂아 돌리는 시동 방식이나 핸드 방식의 주차브레이크를 지닌 차량도 있을 정도다.

수입차를 타는 가장 큰 이유인 과시효과와 안전사양 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도 한 몫 한다. 이들은 대개 중소형 차종이다. 수입차라는 프리미엄이 없기 때문에 외면 받는 셈이다.

다만 곧 출시될 닛산 큐브의 경우 프리미엄이 아닌 실용성과 개성을 내세운 저가 수입차라는 게 판매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