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이 청계산 폭력 총대 매라?"
경찰 "회장 보호하고 죄 덮어쓰려는 시도"
2007-05-09 뉴스관리자
그동안 김 실장은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폭행 현장에 수 십 명의 인력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한번도 직ㆍ간접적 방법으로 해명을 하지 않다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자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실장은 조사에 앞서 `언론에 드리는 글'을 통해 "그동안 경찰수사를 믿지 못해 우리 직원들이 다소 솔직하게 진술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오늘 조사에서 솔직하게 진술하고자 한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사실관계를 정리할 시기가 되었다"며 `말바꾸기'를 예고했다.
그는 9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회장님은 물론 우리측에서는 아무도 청계산에 가지 않았다"는 기존 한화측 주장을 번복하고, "청담동 G주점에서 경호원 5∼6명과 함께 종업원들을 청계산으로 데려갔다"며 청계산 현장에 대해 처음 시인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청계산에는 갔지만 직접적인 현장에는 없었기 때문에 폭행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는 애매모호한 주장으로 끝까지 폭행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김 실장은 "피해자들 진술처럼 청담동 G주점, 청계산, 북창동 S클럽을 옮겨다닌 것은 사실이지만 김 회장 부자는 직접 청계산에 가거나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고, 김 회장이 폭행을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사실이 드러나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중 `단체 등의 이용ㆍ지원' 조항이 적용돼 형량의 2분의1이 가중되는 점을 의식한 듯 "만보파(맘보파)라는 조직폭력배를 알지 못하고, 같은 현장에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감금 혐의에 대해서도 "우리 일행이 북창동 종업원들을 납치, 감금해 폭행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북창동 종업원들은 장소 이동에 대해 흔쾌히 동의했다. 차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휴대전화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실장의 이 같은 주장들은 모두 지금까지 경찰 수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경찰은 통신수사를 통해 사건 당일 김 회장 차남과 친구 이모씨, D토건 김모 사장 등이 청담동 G주점과 청계산, 북창동 S클럽 등 현장 3곳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맘보파 두목 오모씨가 사건 현장 2곳에 있었는데 사건 발생 전 청년 5∼6명에게 연락한 사실도 확인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회장 아들이 청계산에서 `아버지'라고 분명히 불렀다. 맞으러 가는 사람이 어떻게 담배도 피우고 전화도 하고 그랬겠느냐"며 김 실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처음부터 "청계산에서 김 회장이 쇠파이프 등으로 직접 폭행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반면 "청계산에는 간 적 조차 없다"던 한화측이 지금에서야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행사실에 대한 경찰 증거가 쌓여가며 상황이 한화측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김 실장이 책임을 뒤집어쓰고 김 회장을 보호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고 피해자와 대질신문 등 자세한 조사를 하지 않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한 뒤 귀가시켰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