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1050선도 붕괴위험...수출 비상

2011-07-11     임민희 기자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50원선까지 하락하면서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과 원화가치절상 요인 등으로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글로벌 위기 이전으로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환율하락으로 여행, 항공 등의 내수기업이 혜택을 받겠지만 자동차,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기업의 경우 일부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그것이다.

하지만 원․달러환율이 1000원대 가까이 떨어질 경우 수출부문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원․달러 환율하락의 1차 방어선을 1080원대로 설정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해왔지만 지난달 28일 1082원을 끝으로 무너지면서 환율하락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29일 1076원, 30일 1067원까지 떨어진 후 일주일 동안 1960원대를 유지하다가 7월 8일 1057원까지 추락했다. 환율이 1050원대로 하락한 것은 2년 11개월만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하락의 주된 요인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세로 돌아선 것과 다른 아시아통화권인 싱가포르나 대만 등은 한국원화가치보다 먼저 절상됐는데 최근 한국도 디스카운드된 요인들이 해소됐기 때문"이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그리스문제 등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가는 경향이 많았었는데 이런 부분이 해소된 것이 원․달러 환율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환율하락 속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외국과의 금리차가 커져 주식보다는 채권시장 쪽으로 외국자금이 유입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돼 생각보다 환율하락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와 수출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의 통화가치가 이미 원화보다 강세를 보여왔는데 환율하락으로 매력이 사라질 수는 있지만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라고 전망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 강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경쟁국들의 통화는 이미 금융위기 전으로 회복해 달러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절상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더 빠르게 강세로 나타나고 있는 것"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환율이 오는 9월에는 1050원, 12월말엔 1020원, 내년 2분기에는 1000원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환율하락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동안 고환율로 수출기업들이 내수기업들에 비해 환율혜택을 많이 받았는데 원달러환율이 1000원 근처로 가면 수출산업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있지만 일부 중소기업 외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라며 "현재 내수부분야가 물가상승으로 많이 어려운데 원화가치절상으로 수입물가가 하락할 경우 내수산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주로 여행, 항공, 유통 등 내수주를 꼽았으며 수출부분에서는 원화 환산 이득이 줄어들어 약간의 우려는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 이미 경쟁력을 확보해 둔 만큼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기획재정부 외환정책 관계자는 원․달러환율 하락세와 관련해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내수나 수출 등에 대한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환율이 급등락할 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