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메가패스'는 '초고속 스트레스 통신망'"
<소비자 체험수기>"피 토하는 고통 당했다"
2007-05-14 유장현 소비자 기자
소비자 유장현(32ㆍ충북 제천시)씨는 지난 9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제보란에 절규에 가까운 글을 올렸다. KT 초고속통신망 때문에 당한 고통을 매우 자세하게 담아 놓았다.
유씨가 올린 글은 정보통신시대에 소비자들 사이에 '초고속 스트레스 통신망'으로 통하는 초고속통신 서비스가 얼마나 큰 고통을 줄 수 있는 가를 매우 객관적으로 담고 있다. 시장의 1등 기업인 KT브랜드를 무색케 할 정도다.
유씨는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피를 토하는 고통을 당했다"고 말했다.
글 내용이 다소 길더라도 고통을 당한 과정을 자세하게 정리해 본다. 독자 여러분께서 이 글을 자세히 읽어 보시면 공분을 느낄 것이다.
광랜서비스 1년 약정 계약-기사 "광랜 서비스 불가능한 지역이다"-"상담원 통화중이다"-"상담원 휴가 갔다"-"우리 실수다. 사내 교육이 부족했다"-기사, 인터넷선 거실 가로질러 설치-상담실 과장 "그냥 써라"-"해지하려면 돈 내라"-상담원 4명이 번갈아 전화 "자초지종 설명해 봐라"-"소비자센터(단체)에 이의 제기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라"
제보 전문을 다소 순화해 정리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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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 "광 랜 된다" vs 설치기사 "여긴 안 되는 지역이다"
며칠 전 같은 동네로 이사를 하면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인터넷이 느려 해지하고 다른 회사의 인터넷을 신청하려고 KT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담원은 해지 안하고 1년 약정을 더 하면 같은 가격대에 광 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해서 계약을 했습니다.
이사가는 아파트 단지 또한 작은 곳도 아니고 파워콤이나 하나로 등 다른 광 랜도 들어오기 때문에 당연히 되는 줄 알고 계약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사 당일 벌어졌습니다. 오후 2시가 넘어 설치하는 기사님이 오더니 “여기는 광 랜이 안 들어오는 지역”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 기가 막혔습니다. 집사람이 인터넷으로 하는 일이 있어 당장 연결을 안 할 수도 없고 해서 기사님이 설치하는 동안 KT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하고 통화했던 상담원 000씨 하고 통화 가능합니까?"
"아~그분이 지금 다른 상담중인데 저한테 말씀 하세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1년 약정은 물론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장 타 회사 가입이 어려우니 내주 월요일에 해지를 요청했습니다. (그날은 금요일이었습니다)
상담원은 "알았다"고 했습니다. 나와 통화했던 상담원에게 메모도 남기고 조치를 취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사가 간 뒤 깜짝 놀랐습니다. 살다 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컴퓨터 선(線 )정리 안한 것은 이해합니다. 해줄 의무도 없고요. 하지만 인터넷 선은 다르지 않습니까? 공짜로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전비용을 1만원이나 지불했는데 정리는커녕 대각선으로 가로 질러 설치를 해놓고는 바쁘다며 가 버렸지요.
거실에서 대각선으로 설치 해놓으면 그 선 늘어지게 해놓고 살라는 얘기인지…. 여기에 아기가 기어 다니면 위험할 것이란 생각은 안 해보셨는지 의심이 들더군요.(가뜩이나 화나는데 더 열이 받더군요)
◆컴퓨터 배선 정리도 엉망으로 해놓고 기사는 '나 몰라라'
3시간이 넘어도 그 상담원이 연락이 없어 다시 먼저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000상담원과 통화를 하고 싶습니다."
"무슨 일로 그러세요??"
"상담 내용 메모를 보셨으면 아실 것 아닙니까?"
"아! 고객님… 그 상담원 오늘 휴가입니다"
"오전에 통화를 분명히 했고 다시 전화 했을 때 다른 분과 상담 중이라고 해 메모를 남겼는 데 휴가라니요?”
"…그러세요? 잠시 만요" 하더니 뚝 끊어지더군요. 열 받아 다시 전화 하려고 할 때 전화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저는 000입니다(아마 선임 상담원이나 슈퍼바이저 직책이신 듯). 상담원 대신 연락 드렸습니다. 아마 설명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그곳은 저희 KT 광 랜 서비스가 안 되고요. 5월쯤 공사예정입니다. 아마도 사내 홍보가 부족했나 봅니다."
"그럼 상담원이 그런 기초지식도 모릅니까?"
"죄송합니다."
"아니 어디에 어떤 서비스가 되는지도 모르면서 상담을 합니까? 더구나 그 상담원은 추가로 1년 약정을 더 요구했습니다. 말이 됩니까? 그 상담원에게 전화를 달라고 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한참 후 과장인지 하는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000고객님이시죠? KT 000과장입니다"
"네, 그런데요?"
"아 그곳은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인 데 저희 직원이 실수를 했습니다. 제천은 서비스 지역이 아닙니다."
"제천???"
"제천으로 이사하시고 이전 하신 것 맞지 않나요."
"장난하세요? 직원이란 분이 고객이 어느 지역으로 이사를 갔는지 최소한 알고 전화를 하시는 것이 기본 아닌가요? 과장님이란 분이 그 정도 보고는 안 받고 무작정 전화하셨습니까?"
"아 그건 고객님 말씀이 맞습니다. 실례지만 어디로 이사하셨는지?"
"아니 그걸 저에게 묻습니까?"
"죄송합니다. 그냥 써주시면 안되겠습니까?"
"1년 약정 추가해놓고 당신들 영업실적이나 올리고 그냥 쓰라고요?"
"그럼 당장 해지하면 됩니까? 지금 해지시 이전비와 기타비용은 고객님이 부담하셔야 합니다."
"그걸 말씀이라고 하십니까? 내가 이전비용을 왜 냅니까? 내가 느려서 해지한다고 했을 때 광 랜이 된다고 여러 번 확인하였고 1년 추가약정 해달라고 해서 그것도 해 주었습니다. 이것이 잘못된 것입니까? 기사님이 오셔서 상담 센터 직원과 전화통화까지 했습니다. 기사님은 잘 알고 제대로 설명하라 하셨고 상담센터 직원 실수라고 직원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돈을 물고 해지하라고요?
◆이의 제기하겠다고 했더니 담당과장 "마음대로 하세요"
나는 소비자센터에 이의제기 하고 저역시도 가만히 당하지는 않겠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어제는 상담원 4명이 번갈아 전화를 하더니 자초지종 처음부터 설명해 달라고 하더군요. 나는 하루 종일 일도 못하고 이 전화 받아야 합니까? 한번 걸면 20분 넘게 물고 늘어지는 통화에 질리고 전화 올 때마다 다른 사람이 다시 설명하라 요구하고 말이 됩니까?
KT 큰 회사입니다. 하지만 서비스는 엉망이군요. 서비스보다 기본 CS(고객서비스)마인드가 제로인 것 같습니다.
잘못을 했으면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 아닙니까? 무조건 고객에게 부담이나 지우려고 하고 자기 영업실적에 연연하고… 벌써 3년째 사용하는 데 치가 떨립니다.
오늘 타 회사에게 연락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인터넷 바꿀 랍니다. 너무 배짱으로 장사하는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줘서 기분이 나쁘고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에 화가 납니다.
마음대로 하라고 해서 인터넷에 글도 올린다고 했습니다. 다른 네티즌도 알 권리가 있으니까요. 다른 분이 나와 같은 경우 안 생길 것이라고 누가 보장합니까?
KT는 고객 유치 때 장기약정을 통한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기본 서비스 마인드부터 바꿔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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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KT홍보실 관계자는 "KT 충주지사에서 내달 고객에게 부과되는 이전비용 1만 1000원(부가세포함)에 대해서는 감면처리토록 조치했으며, 다만 고객이 본사와의 약정 기한이 3년이 되지 않은 만큼 위약금은 별도로 부과시키도록 조치 했다"며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