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에 1위 내 준 벤츠 베렌트 사장 “입맛 쓰네”
음울한 장마철이 끝났지만 하랄트 베렌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의 심기가 어지럽다. 벤츠코리아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올해 상반기 벤츠코리아 판매 대수는 9천222대로 전년동기(7천592대)보다 1천700대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후퇴해 지난해 상반기의 18.10%에서 0.25%포인트 하락한 17.85%를 기록했다.
최근 ‘수입차 전성시대’를 실감할 만큼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벤츠의 판매 증가율이 타 브랜드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베렌트 사장을 위축시키는 것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라이벌 BMW코리아 때문이다. 벤츠의 성장률이 BMW에 확 밀리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수입차 점유율 1위는 18.10%의 벤츠였으며, BMW는 16.45%로 1.75%포인트나 뒤진 2위였다. 판매 대수에서도 벤츠(7천592대)는 BMW(6천901대)를 600대 가량 앞섰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 BMW가 9천897대를 판매하면서 기세를 올린 반면 벤츠는 8천523대 판매에 그치면서 허무하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최종적인 시장점유율은 BMW 18.55%, 벤츠 17.79%였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BMW는 1만2천136대 판매, 시장점유율 23.49%로 17.85%에 그친 벤츠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특히 플래그십인 유명 모델에서 확 밀렸다.
수입차 협회에 따르면, 6월 베스트셀링모델에서 BMW 520d와 528i가 각각 판매 대수 590대 및 531대로 1,2위를 휩쓴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E 300은 464대로 3위에 머물렀다.
BMW 관계자는 “올해 특히 ‘5시리즈’가 높은 인기를 끌어 판매 대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점유율 하락과 관련, 벤츠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브랜드끼리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새로 출시한 ‘뉴C클래스’의 반향이 괜찮아 곧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내고도 기부금은 차 한 대 값만도 못한 3056만원에 그친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한국 사회에서 벤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 벤츠가 BMW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수입차업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격인 베렌트 사장으로서는 아쉬운 입맛만 다실 뿐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