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회장 수감 3일째..모포 뒤집어쓰고 뒤치락

2007-05-14     뉴스관리자
'보복 폭행’ 혐의로 구속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지난 12일 새벽 수감된 한화 김승연(55) 회장이 ‘기억에 남을 기나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회장은 수감 사흘째인 14일 “오늘은 아침식사 생각 없다”며 오전 7시에 먹어야 하는 아침밥을 미루고 머리끝까지 모포를 뒤집어 쓴 채 늦게까지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등 심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만 해도 밥과 미역국, 생선구이, 계란부침, 나물 등으로 이뤄진 2500원짜리 경찰서 구내식당 밥을 깨끗하게 비워 유치실 생활에 적응하는가 싶었지만, 식사 후 경찰 조사와 오후 7시께 이뤄진 가족들과의 화상면회를 거치면서 한순간의 판단착오로 빚어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뒤늦게 후회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정황은 가족과의 화상면회 때 김 회장이 눈물을 글썽였다는 경찰의 전언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김 회장은 가회동 자택에 있는 부인 서영민(46) 씨와 장남 동관(24),차남 동원(22) 씨와 모니터를 통한 20분 동안의 대화에서 부인에게 “걱정하지 마라”고 당부했으며,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고 현재 불구속 입건된 상태인 차남 동원 씨에게는 “새사람이 되라”라고 말했다. 애초 김 회장은 유치장에 수감된 자신의 모습을 가족에게 보이기 싫다는 이유로 가족들의 면회를 거부했으나 비서진의 권유로 이를 받아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김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을 폐쇄회로TV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며 “수감생활 중 유치장 안의 TV를 거의 보지 않고 유치인들끼리 신문을 돌려보며 잠깐씩 훑어보고 유치장 안에 비치된 ‘오 하느님’이란 책을 읽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3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S클럽 종업원들을 폭행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쇠파이프와 전기봉 등 흉기 사용과 조폭 동원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남대문서 장희곤 서장은 “구속영장이 신병 확보를 위해 준비한 것인 만큼 본격적인 수사는 지금부터”라며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수 있도록 실질심사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것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검찰 송치 전까지는 경찰이 수사하는 기간을 되도록 넉넉히 쓸 계획”이라고 말해 김 회장은 앞으로 최대 일주일간 남대문서 유치장에서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