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 약발 다됐나?

2011-07-20     유성용 기자

LG디스플레이 권영수호가 시험대에 올랐다.

2007년 1조원에 육박하는 적자에 허덕이던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취임해 1년 만에 영업이익 1조5천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권 사장이지만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작년만 해도 이 회사는 LCD 호황에 따라 1분기 매출 5조8천760억원 영업이익 7천89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 13.4%를 기록했다.

당시 권 사장은 "신사업을 추진하고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2011년 수익성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업계도 배려와 소통, 상생을 강조한 권 사장의 경영철학이 제대로 먹혔다고 평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돌변했다. 

취임 후 작년 까지 4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올 1분기에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0% 하락한 2천39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1일 발표를 앞둔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가는 일제히 부진한 패널 판매와 제한적인 패널가격 상승 등으로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출하량 증가, 패널가격 반등, 가동률 증가에 따른 원가개선, 3D FPR 비중 증가 등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됐었다.

KTB투자증권은 2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2% 늘어난 5조8천73억원에 영업적자 42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BoA메릴린치는 "영업 손실이 커지고 매출 성장률은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실적 전망치가 더 낮아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자 권 사장은 임직원과의 소통을 통한 위기 극복을 노리고 있다.

지난 6월말 그는 전임직원에게 "위기는 곧 기회다. 심기일전해 다시 한 번 멋진 한판 승부를 해봅시다"라며 이메일을 보냈다. 현재의 위기를 최고의 팀워크로 정면 돌파하자는 독려다.

아울러 3년 전 자신이 구원투수로 등장했을 당시 고객밀착관리와 혁신활동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전례를 설명하며 하반기 업황 개선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권 사장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기에 앞서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장내매수를 통해 3만1천100원과 3만700원의 가격으로 각각 5천주씩을 매입했다.

당시 회사 측은 "향후 경영 성과에 대한 자신감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권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지 한 달여가 흐른 지금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7% 가량 떨어진 2만9천150원(19일 종가)에 머물고 있다. 권 사장 개인으로서도 약 2천만원의 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지만 실적 개선을 위한 그의 움직임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올해 권 사장은 직원들에게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그의 외침이 업계의 불황 속에서 LG디스플레이를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