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리베이트 줄돈으로 약값 내려라"
"동아제약 한미약품등 7개 제약사는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 줄 돈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약값을 깎아줘라"
최근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주고 처방 실적을 높이려다 적발된 동아제약의 스티렌 등 '블록버스터' 약들의 값이 최고 20%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약가 인하 방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제약사에 따라 최대 수백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약사들은 리베이트를 줄수가 없게돼 향후 강력한 리베이트 근절책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불법 리베이트 행위로 적발된 제약사 7곳의 의약품 131개 품목의 가격인하안을 확정한 뒤 오는 10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심의에서는 지난 5월 열린 1차회의 이후 한 달간 제약사의 이의신청을 접수했으나 신청 취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 제약사는 적발된 리베이트가 영업사원 개인의 행위인데 제약사의 해당 약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쳐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제약사는 영업사원의 리베이트 행위를 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제약사의 이의신청 관련 주장을 일축했다.
약가 인하 품목으로는 동아제약의 위장약 '스티렌정'과 고혈압약 '오로디핀정' 등 11개 품목(20% 인하), 한미약품의 고혈압약 '아모디핀정'과 '아모잘탄정' 등 61개 품목, 종근당의 고혈압약 '딜라트렌정'과 '애니디핀정' 등 16개 품목이 포함됐다.
또 영풍제약의 고지혈증약 '심바스정' 등 16개 품목(20% 인하), 일동제약의 위장약 '큐란정', 등 8개 품목, 구주제약의 항진균제 '유타졸캡슐' 등 10개 품목(20% 인하), 한국휴텍스제약의 고혈압약 '액시티딘캅셀' 등 9개 품목이 들어 있다.
스티렌의 지난해 매출은 877억원을 기록해 동아제약의 처방약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딜라트렌 역시 671억원으로 종근당의 매출 1위를 차지한 효자 품목이다. 약가 인하 폭이 20%로 결정되면 스티렌은 연간 175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단 딜라트렌의 경우 6.25㎎만 해당해 지난해 조제액 103억원의 20%인 20억원가량의 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도 연간 처방액 405억원으로 내부 처방 1위인 아모디핀정인 인하대상이 됐으나 인하율이 낮게 책정돼 총 61개 품목의 인하액은 수십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동아제약 등 제약사 6곳은 철원군보건소 등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에게 의약품의 처방 대가로 뇌물을 제공하다 적발됐으며, 종근당은 의약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에게 금전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하율은 리베이트와 관련한 의약품의 처방총액 비율에 따라 0.65∼20%에서 결정된다. 이중 4개 제약사의 43개 품목은 20% 내리게된다.
이번 약가 인하는 2009년 8월 정부가 리베이트 연동 약가 인하제도를 도입한 이후 첫 사례이다.
이날 심의된 약가 인하안은 내달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내달 말 약가고시 후 10월1일부터 적용된다.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가 지난 2월 국민이 뽑은 규제개혁 베스트 8위에 오를 정도로 의약품 거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큰 만큼, 리베이트를 근절해 제약산업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불법 리베이트에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