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속 아픈 당신, 습관을 바꿔라
습관이 바뀌면 건강이 보인다는 말은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특히 소화기 질환의 경우 더욱 그렇다. 짠 음식을 즐겨먹거나 식후 바로 눕는 등의 좋지 않은 습관은 소화기 건강을 악화시킨다. 건강한 소화기를 위해 일상 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올바른 습관을 알아보자.
◇ 식습관 바꿔 위암을 예방하자
한국인에게 위암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보건복지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린 암은 위암으로 전체의 16%(2만5915명)를 차지했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은 이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식습관이다.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찌개, 국, 김치, 젓갈 등은 모두 염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소금의 섭취는 위 세포의 변형을 촉발해 위암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위암을 유발하고 위에 악영향을 줄수 있는 요인은 짠음식 외에도 헬리코박터균, 흡연, 음주, 신선한 야채나 과일의 섭취 감소 등이 있다. 따라서 만성 위염이 발견되는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서 헬리코박터균이 위장에 있는지를 검사하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치료를 하여야 하며,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 절주 및 금주 등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식후 바로 눕는 식습관은 역류성 식도염 부른다
식후 바로 눕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식도에 치명적이다. 위에 있어야 할 위산이 누운 자세로 인해 식도로 역류할 수 있기 때문. 식도 괄약근이 약해지고 위산이 역류하는 일이 잦아지면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에도 생길 수 있다. 동물성 지방이 가득한 고지방식은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 뿐 아니라,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또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역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복부 비만이 생긴 경우에도 복부 지방이 복압을 높여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눕는 자세나 고지방식 섭취 등으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역류성 식도염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가면 만성 기침이 생기거나 후두염, 천식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한편, 식도가 오랜 시간 위산에 노출되면 식도와 위 경계부위에서 식도조직이 위조직처럼 변하는 바렛식도가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식도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자칫하면 역류성 식도염이 식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셈이다.
◇ 기름진 음식 섭취는 대장암 늘려..육류 섭취 줄이고 채식하는 식습관 필요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대장 용종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대장 용종이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조그만 혹같이 돌출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용종은 대장상피세포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데, 유전자 돌연변이는 일반적으로 육류나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용종의 70%를 차지하는 '선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대장암의 씨앗’으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대장암도 늘고 있는데, 2000년 8,648명이었던 연간 대장암 환자 수는 2007년에 2만558명으로 7년 새 2.4배나 증가했다. 전문의들은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 식생활이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다보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담즙산 등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는 것이다. 담즙산은 대장 점막에 발암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 변의를 참지말고 아침식사 습관 길러 변비 예방하자
변비 예방 및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우선, 변의가 왔을때 참지 않아야 한다. 만일 대장에서 발생한 신호를 무시하거나 참아 버리면 이후 대장은 적절한 신호를 발생시는 과정을 망설이게 돼 변비가 생기기 쉽다.
아침식사를 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위-결장반사, 즉 음식물을 섭취한 후 배변을 느끼는 인체의 시스템이 가장 작동하기 쉬운 때는 아침 식사 후이므로 아침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식사 후 변의가 느껴진다면 바로 배변을 하도록 한다. 한편, 대변을 적당히 부드럽게 배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다. 하루 1.5리터-2리터 정도의 물을 마셔주는 것이 좋으며 아침에 물을 한두잔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야채와 과일도 많이 먹도록 한다. 섬유소가 변비 예방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섬유소는 수분을 많이 흡수하여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며 대변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암 예방에도 좋다.
◇ 관장하는 습관, 변실금 부를 수도
간혹 다이어트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관련 약물을 복용하거나 장을 청소한다며 관장약 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약물은 건강에 치명적이며, 특히 관장약 등을 사용해 장을 억지로 비우는 것은 장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행동이다.
관장약은 변이 보관되는 기관인 직장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므로 반복적, 습관적으로 관장을 계속하는 것은 직장 스스로 변을 배출하게 만드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항문과 직장신경의 감각이 무뎌져 변의를 느끼지 못하거나, 괄약근이 약해져 의지와 상관없이 변을 지리는 변실금 발생의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
◇ 음주 후 일부러 토하는 습관, 식도 파열 가능성
과음을 한 후 속이 부대낀다며 일부러 토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며, 반복적인 구토가 습관이 되면 더욱 위험하다. 구토를 하면 식도의 압력이 갑자기 올라가고, 식도와 위가 만나는 위의 경계부위의 점막이 손상된다.
습관적으로 구토를 하다보면 이 부위의 근육층과 동맥이 파열돼 과다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른바 ‘말로리 웨이즈 증후군(Mallory-Weiss Syndrome)’이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음주 후 구토를 할 때 피가 섞여 나오는 토혈증세가 있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제때 빨리 발견하면 약물을 주사해 출혈을 멎게 할 수 있다.
치료가 늦은 경우에는 상처가 악화되거나, 식도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도움말=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