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지 짧아 노트북 상판 금갔어" vs "오래 써서 그래~"
노트북 상판이 갈라지는 현상을 놓고 소비자가 힌지(경첩) 부위의 설계 잘못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제품 자체의 하자는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다.
26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백 모(여. 39세)씨에 따르면 그는 작년 2월경 MSI코리아에서 생산한 노트북(VR440)을 쓰다가 황당한 일을 겪게 됐다.
1년 넘게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했지만 지난 6월 중순 노트북 상판 힌지 부위의 양 옆에 실같은 금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당장 기기를 쓰는데 큰 불편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백 씨. 하지만 날이 지나고 노트북을 여닫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실같은 금은 더욱 굵고 또렷해졌다.
이후 백 씨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직장 동료나 주위 지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을 유심히 살펴봤고 그 결과 자신의 노트북 흰지 부위가 지나치게 짧게 설계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4인치 기준으로 보통 3cm 가량의 폭을 지닌 신지가 장착돼 있었지만 직접 측정한 결과 자신의 노트북은 겨우 1∼1.5cm에 불과했다는 것이 백 씨의 주장이다.
한달여가 지나자 흰지 주변의 균열은 가만두기가 위태로워 보일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MSI코리아 측에 연락을 취한 박 씨는 흰지 문제를 언급하며 무상 수리를 요청했지만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더군다나 상판의 플라스틱 앞.뒷면을 가는데 무려 9만9천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해 백 씨를 더욱 화나게 했다.
백 씨는 “기기에 충격을 가한 적도 없고 사용하면서 부주의한 적도 없는데 상판 흰지 양옆에 쩍벌어진 금이 생겼다”면서 “이런 흔치 않는 증상이라면 타 제품에 비해 유난히 짧게 설계된 흰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특정 부위의 형태 때문에 백 씨가 겪고 있는 증상이 생겼다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고 해명하고 있다.
MSI코리아 관계자는 “제조사 별로 제품의 디자인, 재질, 내부 설계 등을 고려해 각 부위의 면적과 부피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해당 제품은 출시된지 3년 이상이 지난 모델이다. 설계상의 결함이라면 백 씨 외에도 비슷한 증상을 겪는 소비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노트북이 판매된 이후 백 씨와 같은 증상을 겪었단 소비자는 단 한명도 없었으며 만약 설계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리콜이나 환불 등 조치를 취했으리라는 것이다.
이어 수리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수리비는 부품가격과 공임비를 합산해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대기업에 비해 다소 비싸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백 씨가 원할 경우 소비자 불만 해소 차원에서 부품가격으로만 수리를 진행할 의사가 있다”라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