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주면 10대 2명과 10시간 할 수 있다"
영화감독 뺨치는 6인조10대의 성매매.갈취 기획력
2007-05-16 헤럴드경제제공
중학교 3학년 때 자퇴를 한 A(여ㆍ17)양은 “부모님 잔소리가 싫고 친구들과 놀고 싶다”며 가출한 뒤 PC방을 전전했다. 지난해 12월께 A양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B군(19) 등 5명을 만났다. 이들은 모두 학교를 자퇴하고 가출한 상태로 생활비가 절실했다. 돈을 벌 방법을 찾던 중 C군(19)의 제안으로 성매매를 미끼로 금품 빼앗아 생활비와 유흥비로 사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우선 시나리오를 철저하게 만들었다. A양 등 2명이 채팅 사이트를 통해 성매수 남성의 성 상대 역할을 맡고 기회를 봐 돈을 갈취한 뒤 도망나오기로 하고 여관 밖에서 B군 등이 택시를 잡고 대기하고 있다가 도주하기로 했다. 만약 성공하지 못할 경우엔 소지품을 가지고 오겠다고 말한 뒤 밖으로 나와 B군을 불러들여 "A의 오빠다. 미성년자와 무슨 짓이냐"며 폭행하고 신고하지 못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월 21일 오후 1시30분께 A양 등은 계획을 실행했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모 PC방에서 S채팅사이트를 통해 “여자 2명과 관계를 할 사람 구함. 10시간에 50만원”이라는 글을 올려 D(34)씨를 만났다. 이들은 강서구 방화동에서 만나 선금 15만원을 받고 공항동의 T 모텔에 투숙한 후 다시 15만원을 받았다.
A양 등은 총 30만원을 챙기고 바로 도주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실행했다. A가 “소지품을 가져오겠다”며 여관방을 나가 여관 앞에서 택시를 잡고 대기하고 있던 B등 4명을 데리고 들어갔다. B 등은 “A의 오빠다. 지금 여관 밖에 아버지가 와 있다“며 A의 머리를 잡고 “무슨일이 있었냐”고 묻는 등 마치 처음 오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
A가 “같이 성관계 하자고 해서 왔다”고 하자 B 등은 D를 꿇어 앉히고 집단 폭행해 전치 21일의 상해 입히고 자신들의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해 피해자로부터 인적사항, 전화번호 받아 낸 후 도주했다.
이들은 또 같은달 18일에도 오후 3시께 같은 방법으로 30대 중반의 한 남성과 인터넷 채팅에 성공해 강북구 수유리 모 여관에서 화대 명목으로 30만원을 받은 뒤 남자가 샤워하는 틈을 타 달아나는 등 남성 7명으로부터 총 12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5일 A양(17)과 B군(19) 등 10대 가출 청소년 5명을 조건만남을 미끼로 남성들에게 접근해 돈을 가로채고 폭행까지 가한 혐의(특수강도)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1명을 수배했다. 남상욱 기자(kak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