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IB기준 발표에 증권업계 '득실계산 분주'

2011-07-27     김문수기자

금융당국이 대형 IB(두자은행) 업무의 핵심인 프라임브로커 영업기준을 자기자본금 3조원으로 확정 발표하면서 증권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창출과 자본금 마련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프라임브로커 영업을 따내기 위한 무리한 자본금 확충과 업계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중소형사 M&A(인수합병)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IB가 되기 위한 최소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확정하면서 증권업계가 들뜬 모습이다.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준비해온 증권사들은 자본금 확충에 적극 나설지, 해외 시장 진출 강화 등 새로운 대응방안을 모색할지 고민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 3월말 기준으로 2조8천630억원의 자기자본을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증권역시 2조 8천억원 수준으로 자본을 늘리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천억원 가량의 자본은 현재 기준에서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으로도 확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내 자기자본 순위 3위인 현대증권(2조6천890억원)은 유상증자, 후순위채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연내에 4천억원의 자본금을 늘려야하는 우리투자증권(2조6천290억원)은 가능성을 살핀 뒤 준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며 한국투자증권(2조4천210억원) 또한 개정안을 검토한 뒤 프라임브로커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자본금이 1조9천억원대 수준인 미래에셋증권은 득과 실을 면밀히 검토한 뒤 방향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자본금 확충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해외비즈니스 등 기존 업무에 주력할지 프라임브로커 사업을 진행할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증권업계의 M&A가 본격화 돼 시장의 개편 바람이 불어오고 대형사 위주의 시장이 고착화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박용미 연구원은 “2조원 이상의 증권사들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유상증자, M&A 등을 고민할 것”이라며 “수익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본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증권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현재 소규모 증권사들이 난립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대형 증권사를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글로벌화 되는 시장에서 중소형 증권사들은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표한 26일 대형사들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전일대비 4천원(5.28%) 오른 7만9천700원에, 우리투자증권은 전일대비 850원(4.66%) 오른 1만9천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우증권은 전일대비 750원(4.01%) 오른 1만9천450원에, 현대증권은 전일대비 400원(3.16%) 오른 1만3천5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전일대비 3천800원(-7.34%) 하락한 4만8천원을 기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