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피해 현황, 우면산 산사태 등..왜 강남에만 피해 집중 됐을까?
시간당 최대 100㎜의 폭우가 지반이 취약한 우면산 자락 여러 곳에 산사태를 일으키며 막대한 인명피해를 낸 가운데 강남지역의 피해가 커진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6일과 27일 이틀간 누적 강수량으로 보면 관악과 강남, 서초구 지역은 300~360㎜ 정도다. 서울에 400㎜를 넘어선 지역도 몇 곳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비가 많이 왔다기보다는 짧은 시간이 집중된 것이 피해를 키웠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또 녹지가 적고 하천을 낀 완만한 저지대에 집중적인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도 강남 지역의 피해가 커진 배경이 되고 있다.
신도림역 인근에는 도림천, 서초구의 양재천 등에 불어난 물은 하수구 역류 현상을 일으켜 강남 대로변과 일부 주택가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강북 지역은 산이 많아 나무가 품어주는 물이 많고 경사가 커 빗물을 빨리 빼내는 데 비해 강남은 녹지가 적고 경사도가 낮아 치수가 어려운 것.
특히 이날 통제 됐던 강남역과 사당역은 저지대로 인근의 빗물이 모여들기로 유명한 곳이다.
국토연구원 심우배 연구위원은 "현재 서울은 포장도로 비중이 너무 높아 빗물을 받아주고 지연하는 역할이 너무 부족해 수해에 취약하다"면서 "공원을 만들더라도 지형적으로 오목하게 만들면 환경·조경 측면 뿐 아니라 빗물을 담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집중호우가 여건을 조성했지만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것은 산사태였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은 산사태 우범지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면산에서는 지난해 9월말 200㎜에 가까운 폭우가 내릴 당시에도 산사태가 토사와 돌덩이가 인근 도로로 쏟아진 적이 있었다"면서 "아무래도 육산은 호우 때 산사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청은 작년 9월 태풍 '곤파스'가 우면산 나무를 뿌리째 뽑고 지반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는데, 안정화되기 전 집중호우를 만나 산사태가 난 것이라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우면산을 관통한 터널이 가뜩이나 약한 지반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