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계열 펀드 판매 '몰아주기' 심각

2011-07-28     김문수기자

미래에셋 증권을 비롯한 지주사 및 재벌그룹 계열 금융회사들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지적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운용실적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 관련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금융권 일각에서는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이 투자자들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하는 만큼 계열사 상품 판매비율 제한, 펀드 전문 판매인 도입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계열사 펀드 판매에 주력한 것과 관련해 강도 높은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들은 수익률을 챙기기보다 자사 수익증대를 위해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판매에 치중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금융업계 관계자는 “펀드 판매 보수와 수수료가 자사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금융사들은 계열사 펀드 판매에 집중한다”고 꼬집었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상위 10개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평균 56.3%에 달했다.

특히 미래에셋의 경우 계열사 밀어주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한 펀드 가운데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상품이 75.6%를 차지했으며, 미래에셋생명 또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무려 96.15%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집계결과 5월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은 5.19%, 미래에셋맵스의 수익률은 1.69%로 각각 16위와 31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은 계열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상품판매 비중이 72.4%에 달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신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상품판매 비중이 55.8%로 집계됐다. 신한BNPP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39%, 한국투자밸류자산의 수익률은 1.74%, 한국운용의 수익률은 -1.06%를 기록했다.

그밖에 삼성증권(55.2%), 삼성생명(53.48%), 국민은행(50%), 하나은행(40.5%), 우리은행(40.1%)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금융지주사나 그룹사들이 계열사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는데 이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라며 “방카슈랑스처럼 특정자산운용 펀드판매 비율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부 펀드 판매사들은 수익률에 관계없이 계열사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늘리고 있다”며 “펀드 전문 판매인 제도 도입 등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월말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은 피델리티운용(12.40%), 대신운용(12.14%), 현대자산운용(11.54%), 제이피모간(11.34%) 등이 업계 상위권을 차지했다. 해외주식형 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부문에서는 골드만삭스운용(3.64%), 하이운용(2.21%), 신한BNPP(1.46%)가 업계 상위를 기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