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안전지킨 산업계...해법은 '유비무환'

2011-07-31     윤주애 기자
지난 26일부터 중부지방에 집중된 폭우로 서울 도심에서 산이 무너지는 등의 사고로 인해 전국에서 사망자 62명, 이재민 1만3천962명이 발생하는 대참사가 빚어졌지만 산업 현장에서 들려 온 별다른 피해 소식은 없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각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평소 재해대비 매뉴얼을 갖추고 태풍 등 기상예보가 나오면 즉각 본부에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개별 현장마다 구체적인 대응지침을 내리는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가기간사업장이라는 특성상 재해 대비가 철저하다. SK이노베이션은 폭우 등 천재지변에 대비한 비상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울산콤플렉스를 비롯한 사업장에서 단위 공장별, 팀별 비상 훈련을 수시로 진행한다.

특히 여름철 게릴라성 폭우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기상자료 확보, 배수로 관리, 순찰 등 개인ㆍ공정별 행동 요령이 담긴 임무카드를 소지하도록 했고 공장이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들면 팀별로 비상대책 요원이 1명씩 비상대책본부에 상주하면서 안전관리에 나선다.

여름철 강수량이 많고 태풍의 내습이 잦은 남해안 여수지역에 공장을 둔 GS칼텍스는 강수량에 따라 3단계 대응 시스템을 운용하며, 일일 10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공장장을 상황실장으로 하는 폭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포스코는 오는 10월까지 태풍 등 우려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풍수해 상황실'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배수로 관리, 시설 점검, 재해대비 인력 교육 등에서 경계수위를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야외 현장이 많은 건설업계도 풍수해 대비에는 일가견이 있다. 현장에서 배수로 확보와 빗물유입 방지를 위한 시설 설치, 감전위험요소 점검 등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은 기본이고 자체 풍수해경보를 발령하기도 한다.

현대중공업은 회사 전역에 기상관측기 20여개를 설치해 온도ㆍ습도ㆍ기압ㆍ풍속ㆍ풍향ㆍ안벽의 파고 등 기상정보를 수집하고 기상전광판과 인트라넷, 임직원 휴대전화 등을 통해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도 인근의 국지적인 기상 변화를 예측하는 기상정보시스템을 운영하며 직원들이 개인 PC에 설치된 화면보호기를 통해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재해발생시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사내 인트라넷에 재해예방관리시스템을 운영, 각종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자가 발전 체제를 갖췄다.

LG전자는 사업장별로 '환경안전그룹'을 두고 평상시 작업환경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조율하는 한편 비상사태 발생시에는 직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도록 유도한다. 그룹에는 의료진도 상주한다.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유통업계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기상예보에 따른 행동 기준을 정해두고 매장의 종합상황실에서 임직원에게 문자 메시지로 예보 내용과 행동 지침을 전달한다.

이마트의 경우 강릉 등 해안에 인접한 점포는 지진해일 대비 훈련을 하고 있으며 저지대나 하천 인근 점포는 양수기 사용법, 차수막 설치법 등을 배운다. 현재 23개 점포, 80개 장소에 차수막을 설치했고 이번 폭우로 시설이 침수된 경기 용인 동백점에도 조만간 차수막을 설치할 계획이다.

대한통운은 비상상황 발생시 전국 모든 지사가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항만 현장과 물류센터 등 취약지구를 상시 순찰하고 야적장 주변 배수로를 점검하는 등 보관 물품에 피해가 없도록 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위기관리경영의 일환으로 한반도 지진 등 큰 재해가 닥칠 경우에 대비해 해외에 백업센터를 두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