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예탁금 운용수익 1천억 챙겨

2011-08-01     김문수 기자

국내 5대 증권사가 지난해 고객 예탁금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을 1천억원 이상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는 지난 3월 말 현재 고객 예탁금 7조3천709억원을 보유했다.

하지만 이들 5대 증권사가 2010회계연도(2010.4~2011.3)에 고객들한테 지불한 이용료는 총 688억원에 불과하다. 연 이용료율이 평균 1%도 채 안된다.

이용료율은 대개 예탁금이 5억원 이상이면 2.0%, 3억~5억원이면 1.5%, 1억~3억원이면 1.0% 등으로 차등 책정돼 있다.

 증권사가 고객들의 자투리 돈을 굴려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한국증권금융에 예탁금을 맡기고 이용료보다 높은 운용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고객한테 받은 예탁금을 예수금과 신탁, 두 가지 형태로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야 한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자본시장법상 의무다. 그러면 증권금융은 예수금에 기준금리와 동일한 이자를, 신탁에 자체 운용수익을 각각 계산해 증권사에 지급한다.

증권금융의 최근 신탁 운용수익은 연 3% 가량이다. 2010회계연도에 일평균 17조6천579억원의 예탁금을 신탁 운용해 수수료와 관리비를 제외한 운용수익 5천240억원을 증권사에 돌려줬다.

이와 별도로 같은 기간 일평균 5조원대 예수금에 연 2.0~3.25%의 이자도 지급했다.

2010회계연도에 증권금융에서 전체 예탁금(예수금+신탁)의 2.5%를 추가로 돌려받았다고 가정하면 5대 증권사는 고객들에게 이용료를 나눠주고도 약 1천150억원을 남긴 셈이 된다.이는 이들의 작년 평균 당기순이익 2천238억원과 비교해 상당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