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상용화 한 달, "시장이 왜 이리 썰렁해"...업계 당황
"역사는 바뀐다. 4G부터는!"
7월 1일부터 상용화된 4G LTE의 TV CF에 나오는 국내 대표 통신사의 홍보문구다.
통신업계는 그야말로 4G LTE 시대가 열리기만 하면 소비자들의 큰 호응과 함께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 75Mbps, 업로드 속도 37.5Mbps를 제공하는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 그동안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수많은 기술들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정작 4G LTE가 상용화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시장 반응이 너무 썰렁해 LTE를 시작한 통신업계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 냉랭한 이유는?
LTE 서비스를 제공 중인 SK텔레콤-LG유플러스에서는 자사 LTE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집계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가입자 수가 미미한 탓이다.
지속적인 홍보에도 불구, 4G LTE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의 부재 및 제한된 사용지역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LG유플러스 모두 LTE 전용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아 별도의 모뎀이나 라우터에 연결해 써야 하는 실정이다. 휴대성, 편의성이란 측면에서 볼 때 아무래도 스마트기기보다는 매력이 떨어진다.
망이 아직 완전히 깔려있지 않은 탓에 안 터지는 지역도 많다. 전국망이 깔려있지 않은 대신 상대적으로 촘촘한 커버리지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에도 광화문, 강남 일대 등 중심부를 벗어나면 끊김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또 다른 문제는 속도다. 이동통신 세대 간 구분의 기준이 속도인만큼 4G LTE의 가장 중요한 점은 "얼마만큼 속도가 나오느냐"고 실제로 홍보할 때도 기존 3G 대비 5~7배 빠르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세티즌 등 국내 모바일 포털 사이트와 각종 SNS에는 "직접 사용해보니 실제 속도가 홍보했던 것에 비해 너무 떨어진다"는 평이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9~10월 이후가 진짜 승부처
시큰둥한 소비자 반응을 뒤로하고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LTE 승부처로 (전용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9~10월 이후를 기약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국내 제조사들이 이때 LTE 전용 스마트폰/태블릿PC 출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 출시 이후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LTE 관련 CF가 LTE의 개념, 의미 등에 주목한 것이었다면 9~10월 이후에는 실제적인 서비스, 상품광고에 주력하여 가입자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관계자는 "4G, LTE 등의 기본적인 개념조차 생소했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만으로 충분하다"며 "어차피 소비자들 모두 스마트폰 출시 이후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때가 되면 가입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했다.
◆틈새를 노린 KT의 역공세
4G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아직 LTE 전용 스마트기기가 나오지는 않은 시기적 공백을 와이브로를 앞세운 KT가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LTE 서비스를 상용화시킴과 동시에 KT는 전용 스마트기기인 'EVO 4G+'와 'Flyer 4G'와 함께 3W(WCDMA(3G), WiFi, Wibro 4G) 전용요금제를 한시적으로 출시, 5만5천원 이상의 요금제를 이용하면 추가요금 없이 와이브로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사들이 같은 날 선보인 LTE 라우터 요금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공략한 것이다.
프로모션 기간이 지난 8월 1일, KT는 또다시 저렴한 와이브로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본료에 관계없이 10GB의 용량을 일괄적으로 제공한 것.
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 기간에 제공한 데이터 무제한을 계속 밀고 나가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컸을 것"이라면서도 "경쟁사들이 제대로 된 LTE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와이브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적어도 올해 말 까지는 4G시장에서 우위에 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