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에 중고차 섣불리 사면 에어컨 수리 '피박' 쓴다

2011-08-03     이성희 기자

후덥지근한 장마철에 중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에어컨 상태를 면밀하게 살펴 본 뒤 구매여부를 결정해야 수리비 폭탄을 막을 수 있다.


고장 난 에어컨에 대한 정비업체의 불확실한 진단으로 쓸데 없는 수리비용만 지출하고 에어컨은 아예 먹통이 됐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업체 측은 "에어컨 등 차량의 수리는 육안으로만 확인할 수 없는만큼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사는 이 모(남.40세)씨에 따르면 그는 1개월 전 2000년 식 한국지엠 레조 중고차량을 100만원에 구입했다.

에어컨 고장으로 계속 뜨뜻한 바람만 나오는 통에 집에서 가까운 경정비업체 스피드메이트에 수리를 맡겼다. 차를 점검하던 정비원은 아무래도 에어컨 압축기 고장 같다며 교환을 권해 20만원을 주고 재생제품으로 바꿨다.

하지만 그나마 바람이 나오던 에어컨은 이틀 후 아예 작동조차 되지 않았다.

당황한 이 씨가 다시 스피드메이트를 방문해 상황을 전하자 이번에는 "조수석앞의 증발기 부분의 고장일 수 있는데 뜯어봐야 알 수 있다"며 40만원 가량의 수리비를 안내했다.

더욱이 40만원의 수리비용을 더 들여도 확실하게 개선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슬쩍 발을 빼는 정비원의 말에 화가 치밀어 그냥 돌아섰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

이 씨는 “정비업체에서 에어컨 고장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수리해 돈만 날린 셈"이라며 "처음부터 60만원이상의 수리비용이 들어간다고 생각했다면 수리 자체를 보류했을 것"이라며 기막혀 했다.

이어 "게다가 40만원을 들여 수리를 해도 완벽하게 고쳐진다는 것도 아니다. 그럼 처음부터 수리를 맡지 않았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스피드메이트 관계자는 “최초 정비사가 에어컨 압축기의 교환으로 완벽하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에어컨 압축기를 교환한 것은 기름이 새는 것으로 확인돼 동의 하에 진행한 것이고 조수석 앞 증발기의 경우는 육안상으로는 확인이 안되기 때문에 뜯어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에어컨 압축기의 교환이나 환불은 오정비로 인한 귀책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