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해경, 30년간 생사 몰랐던 모자 상봉 성사
군산해경의 도움으로 30년 전 가정불화로 집을 나가 생사의 소식도 모르던 모자가 극적으로 상봉했다.
2일 군산해양경찰서(서장 정갑수)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아버지와 크게 다투고 집을 나가 생사확인조차 되지 않았던 어머니와 아들이 1일 군산해양경찰서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상봉했다.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노모 이 씨(75세)는 지난달 30일 둘째 아들 권 씨의 손을 잡고 군산해경의 문을 두드렸다.
“죽기 전에 아들 얼굴한번 보고 싶다”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에 둘째 아들 권 씨는 휴가를 내고 수소문을 통해 ‘집나간 셋째 아들이 군산에서 배를 타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해경을 찾았다고.
경남 마산에서 거주했던 권 씨의 가족은 아들 넷을 둔 행복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19살이던 셋째 아들이 아버지와 크게 다투고 무작정 집을 떠난 후 애타게 찾았지만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 3월 권 씨의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마지막으로 집 나간 내 아들 얼굴이나 한번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공허한 혼잣말을 가슴아프게 지켜본 권 씨 형제는 '오래 전 군산에서 배를 탄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는 소식에 무작정 어머니를 모시고 길을 나선 것.
권 씨 가족의 사연을 들은 해경은 '집나간 아들 찾기' 작전에 나섰다. 관내 수백여척에 달하는 모든 선박의 선원에 대해 원적지가 마산인 사람을 추려내고 인근 해경서에 선박 승선 사실여부를 파악하는 동시에 출입항 시스템을 이용해 식별작업에 나섰다.
셋째 아들이 승선한 것으로 추정된 선박명이 변경되는 등 난항에도 포기하지 않은 해경은 드디어 지난 1일 군산선적의 한 어선의 선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극적인 상봉을 이뤄냈다.
어머니와 아들의 감동적인 상봉을 지켜본 선주와 동료들은 “성실하기로 소문이 자자해 선주들이 늘 욕심낸다는 일꾼이다”며 “가족이 없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런 사연을 가지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군산해경의 문을 나서며 경찰관 손을 잡으신 어머니는 “정말 감사하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해경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군산해경 해망파출소 관계자는 “실제로 찾을 수 있을지 몰랐지만, 내 가족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며 “어머님께서 오래오래 사셔서 30년 잊혀진 세월을 아들과 함께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오승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