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100원 할인 후폭풍 거세네

2011-08-03     윤주애 기자

기름값 100원 할인을 주도한 SK이노베이션(대표 구자영.사진)이 실적부진에 일선 주유소들의 반발까지 사면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2일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폴을 단 자영주유소 업주들이 오는 4~5일 서울 서린동의 SK이노베이션 본사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들은 SK에너지 자영주유소 사장 200여명으로 구성된 협의회 소속으로,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본사의 기름값 100원 할인정책을 따랐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휘발유.경유에 대해 3개월간 L당 100원 할인방법을 경쟁사와 다르게 선택하면서 상대적으로 판매가격이 높은 것처럼  비춰져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에쓰오일) 등 경쟁사에 고객을  뺐겼다. 게다가 지난 7월6일 100원 할인 서비스를 중단할 때에도 SK에너지 본사가 미흡한 출구 전략으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자영주유소 업자들은 또 관행적으로 SK에너지의 공급가격이 타 정유사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본사가 '주변지역 가격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기름을 공급한다'던 계약을 위반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SK자영주유소 연합 관계자는 "이번주 중으로 SK에너지 본사를 직접 방문해 손실에 대한 보전과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주유소는 전국 4천500개소가 있다. 이중 직영점은 550개에 불과하고 나머지가 자영주유소다. SK자영주유소 업자들은 본사를 방문하기에 앞서 최근 모임을 갖고 요구사항을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업계는 SK자영주유소 협의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존에 주유소협의회가 있는 국내 정유사는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2곳 뿐이었다. SK에너지는 이번에 협의회가 구성됐다.

이와함께 SK이노베이션은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천513억원, 2천628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62.1%, 71.1%나 빠졌다. 올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1.8%, 28.9% 뒷걸음질 쳤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부진이 기름값 100원 할인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이라며 올 하반기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주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2일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6천500원(2.91%) 하락한 21만6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9일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실적발표를 하기 전까지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에 공개 당일과 2일에 이어 당분간 주가하락이 예상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