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실적 '효자' 플랫폼 사업 왜 분사하지?

2011-08-05     김현준 기자

SK텔레콤이 상반기 호실적을 주도했던 플랫폼 사업을 분사하고 위험부담이 큰 하이닉스를 인수하려는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플랫폼 사업에는 제대로 된 경쟁환경을 조성해주고, 분사 이후의 SK텔레콤은 중장기적으로 통신-제조분야를 융합한 새로운 사업모델로 변신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매출 4조410억원, 영업이익 6천597억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5.7%, 2.0% 증가한 수준이고 지난 분기에 비해서도 3.4%, 7.4%씩 늘었다.


SK텔레콤 측은 올해 2분기 유달리 가입자 유치경쟁이 활발해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 견조한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플랫폼 사업의 매출 증가를 들고 있다.

올해 2분기 SK텔레콤은 11번가 쇼핑몰, T맵, T스토어 등이 포함된 플랫폼 사업 및 신규 사업 부문에서 1천7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30억원 매출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하반기 앞으로도 지속적인 매출신장이 기대되는 플랫폼 사업을 분사한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변화가 많고 향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 사업을 정부규제가 심한 기존 이동통신 영역에 갇히지 않게 풀어두기 위함"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아직 매출규모가 작은 플랫폼 사업이지만 분사 이후 M&A 등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신규 수익모델들을 지속적으로 갖춰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이동통신 영역에 매여 있던 기존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게 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 조직으로서도 분사될 플랫폼 사업과 중복되지 않는 새로운 수익창출구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이닉스 합병을 통해 스마트기기 생산에 필요한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을 확보한 후 SK텔레시스를 통한 휴대폰 사업과 접목시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실제로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전자 업종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SK텔레콤은 통신-제조 분야를 아우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분사하는 플랫폼 사업 부문이 이를 뒷받침할 경우 현재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애플의 사업모델에 근접, 제대로 된 경쟁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반도체 사업 자체가 변동성이 높아 지속적인 수익 가능성을 쉽게 점치지 못한다는 위험성 또한 크다.

단기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가능성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