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봉 부회장의 결단 '넥센히어로즈' 성공? 실패?
지난해 2월 넥센타이어는 프로야구팀 히어로즈와 2년간의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네이밍 마케팅’이라는 히어로즈만의 독특한 전략으로 이루어진 이 계약은 히어로즈가 ‘넥센 히어로즈’라는 팀명을 사용하는 대신 넥센타이어가 매년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내용이다.
넥센타이어 대표 이현봉 부회장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이 계약은 1년 반이 지난 지금 소기의 성과를 거뒀을까?
“충분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과 함께 “오히려 마이너스 이미지만 커졌다”는 비판도 상존한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업계 3위로 내수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25% 정도다.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에 비해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성능이 낮다는 평을 듣고, 상대적으로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마케팅 활동을 펼쳤는데, 넥센히어로즈 후원은 그 일환이다. 넥센타이어는 히어로즈 측에 네이밍 마케팅의 대가로 매년 50~60억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년 가까이 후원을 하면서 ‘넥센타이어’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는 충분한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는 수백만명의 팬층을 거느리고 있으며,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저녁시간대를 점령한다. 시청률도 평균 1% 이상이라 케이블채널 치고는 매우 높은 수준이며, 때때로 공중파 중계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차를 모는 운전자뿐 아니라 차가 없는 사람에게까지도 ‘넥센타이어’란 이름이 알려진 점은 분명하다”고 평했다.
이런 브랜드 이미지 상승은 교체타이어(RE) 시장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 넥센타이어의 2분기 교체타이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금액적으로는 80억원 이상 늘어났다.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교체타이어 매출이 1천720억원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가 1년간 계속되면 약 300억원 가량의 매출 증대 효과를 보는 셈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 및 유통채널 확대 노력 등이 함께한 결과이지만, ‘넥센 히어로즈’로 인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히어로즈의 비상식적인 운영 행태, 특히 ‘선수 팔아먹기’ 때문에 마이너스 이미지도 같이 덮어쓴다는 점이다. 즉, 이름은 널리 알려지는데, 부정적인 뉘앙스가 따라붙는 것이다.
이미 장원삼, 이현승, 마일영 등 많은 선수들을 현금에 팔고 또 황재균, 고원준 등도 현금트레이드로 넘긴 것으로 의심되는 히어로즈는 올해도 LG트윈스와 ‘송신영+김성현 : 박병호+심수창’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공식 발표에서 현금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언더 머니’가 있었으리라는 것이 프로야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 넥센팬은 “상식적으로 봐도 한쪽으로 크게 기우는 트레이드다. 현금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넥센 단장이 바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현봉 부회장이 취임과 함께 의욕으로 전개한 스포츠 마케팅이 돈들여 마이너스적인 이미지만 얻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거 히어로즈와 네이밍 마케팅 계약을 했던 우리담배도 히어로즈의 몰상식한 행태에 놀라 계약 기간이 1/3도 지나기 전에 중도 파기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히어로즈의 마지막 희망인 안산돔도 좌절된 지금 넥센타이어가 내년에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