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장기파업에 고객 분노폭발, 토착화 난항예상
SC제일은행 파업이 40일 이상 지속 되면서 국내 토착화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노사가 파업 사태에 따른 고객 피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노사 간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SC제일은행 파업 사태가 43일째 접어들면서 금융권 최장기 파업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특히 SC제일은행 노조와 사측의 협상 불발에 이어 금융노조와 사측이 3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결렬돼 파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노사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파업 사태와 관련해 SC제일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파업을 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직접 가보니 창구에 직원은 몇 명 없고 대기인원만 수십 명에 달해 황당했다”며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외면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지난 7월 SC제일은행이 노조의 파업 이후 42개 지점 영업을 임시 중단하면서 고객 불편은 현실화됐다. 은행 측은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부 영업점에서 통합영업점으로 이동시 택시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동하는 고객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객 K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최근 캐시 패스포트를 만들기 위해 갔다가 파업의 불편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종각역 본점에서 광화문점에 갔지만 담당자도 없고 캐시패스포트의 재고도 없다고 해 다시 종각역 본점으로 이동했다”고 하소연했다.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노사간 협상이 관건이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 파업의 쟁점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이견으로 2010년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비롯됐다. 이후 사측이 TF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상설명예퇴직제도와 후선발령제도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파업의 장기화가 고객 불편과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노조와 사측 모두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고객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사측은 성과급이 선진 경영시스템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무한 실적경영을 펼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며 “노조 역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 무력감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노사는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협상이 이뤄져 정상 영업에 돌입하더라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노사 간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며 “이번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고객의 신뢰를 잃은 만큼 국내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최근 SC제일은행의 파업이 길어지자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