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기 뜨거워지자 재벌들 야구사랑도 '후끈'

2011-08-09     윤주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잇따라 야구경기장을 찾으면서 대기업 오너일가의 야구사랑이 재부각되고 있다.

라이벌 LG에 연거푸 졌던 삼성 라이온스는 이 사장이 경기장을 찾은 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LG에 연속으로 대패했던 한화 이글스는 김 회장이 지난 7일 잠실구장을 찾은 날 LG를 상대로 11:4 대승을 거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들이 프로야구 인기몰이에 힘입어 잇따라 야구장을 찾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달 29일 이례적으로 8년여만에 자녀와 함께 잠실구장에 나타나 선수들과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사장은 이날 저녁 자택에서 2:2였던 5회 경기를 손에 땀을 쥐고 관람하다가 곧장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이 사장은 승리한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한 뒤 갤럭시탭10.1 모델 50대를 선물했다.

삼성은 실질적인 오너인 이 사장의 응원에 힘입어 지난 4일, 5일 양일간 넥센과 롯데에 2점차로 이겼다. 지난 6일에는 롯데에 11:4로 졌지만, 바로 다음날 경기에서는 3:1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 회장 역시 약 8년만에 야구장을 찾아 최근 2~3년간 최하위 성적으로 침체기를 맞는 한화구단을 응원했다.

지난 7일 저녁 잠실야구장에는 며칠 전부터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 회장이 부인 서영민 여사, 장남 김동관 차장 등과 함께 야구경기를 관람했다. 김 회장은 최근들어 한화 선수들을 위해 전보나 보약 등을 맞춰 보내기도 했다.

김 회장이 야구장을 직접 찾은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김 회장은 한화가 11:4로 LG를 크게 이기자 덕아웃으로 내려가 한대화 감독과 선수들을 열렬히 격려했다. 김 회장은 팬들이 일본에 가 있는 "김태균을 잡아달라"고 외치자, 바로 "김태균을 잡아올께"라고 화답하는 등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웠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한화이글스 사장과 단장을 각각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으로 교체했다. 지난 6월에는 가르시아를 영입하면서 팀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4일 롯데에 1:9, 다음날에는 LG에 0:8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지난 6일에도 LG와 붙어 2:5로 졌다.

하지만 지난 7일에는 김 회장의 격려에 힘입어 LG를 11:4로  대파했다. 한화는 9일 저녁 대구에서 삼성과 맞붙을 예정이다.

삼성과 한화 뿐만 아니라 LG와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야구사랑은 유명하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총재로 추대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구 회장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친형이기도 하다. 구본준 부회장은 대표적인 야구광으로 경남중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LG트윈스 구단주를 맡았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지난해 12월, 올해 4월에 이어 지난달 21일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 베어스를 응원했다.

이날 박 회장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대학생 약 1천명을 초대하고, 회사 임직원들과 경기를 관람했다. 무엇보다도 박 회장은 경기 후 펄쩍펄쩍 뛰며 가수 싸이의 공연을 즐겨 수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면서 대기업 오너들의 관심도 커지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스포츠가 광고효과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