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사장,OLED투자 발목잡는 빈 곳간 채울 수있을까?

2011-08-10     유성용 기자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이 OLED 패널 양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지만 정작 회사의 재무상황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실현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9일 일본 니혼게이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2013년부터 TV용 OLED 분야에 3조원을 투자해 2014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이용해 OLED TV용 패널을 생산, LG전자를 통해 국내에 먼저 출시한 뒤 세계 시장은 애플과 손잡는다는 전략이다. 이미 애플로부터 1천대 규모의 OLED TV용 패널 공급을 발주 받은 상태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간 LGD는 소형 OLED TV에서 벗어나 대형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여러 차례 밝혀왔었다.

LG전자는 현재 소형 TV에 OLED를 채용하고 있으며, 대형 TV에 탑재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OLED은 소비전력이 적고, 해상도가 높아 향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대신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제는 LGD가 OLED에 투자할 충분한 여력를 갖추고 있는가 하는 것.

LGD는 LCD 불황에 따라 올 들어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현금창출 능력이 떨어진다. 상반기 누적 적자는 2천875억원이다. 올해 예상되는 현금유입(EBITDA)도 3조원 중반대로 작년의 8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OLED 본격 투자를 앞둔 내년,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공장 및 OLED 선투자 등 3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증권가는 최근 정호영 부사장이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 단언했지만, 권 사장이 밝힌 대규모 투자를 위해선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라 내다봤다.

말을 뒤집는다고 해도 유상증자는 LGD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LGD의 자기자본이익률(ROA)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 ROA는 기업이 주주의 돈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 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권 사장이 취임한 2007년 LGD의 ROA는 16.2였으나 이듬해 11.7로 크게 떨어진 뒤 작년에는 9.2로 한자리수가 됐다.

유상증자를 한다면 ROA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자칫 ROA가 은행금리보다 낮아지는 굴욕을 당할 수도 있다.

이자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2008년 13.3에서 작년 11.9로 떨어졌다. 안전수치 내에서의 하락이지만 문제는 역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올해다. 전 세계 TV시장 시황이 불투명한 것도 악재다.

전자 맞수인 삼성전자가 시장 확대를 위해 OLED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가운데 LGD의 빈 곳간을 권 사장이 어떻게 채울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