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글라스락, 유리식기 전쟁 다시 활활

2011-08-11     정인아 기자

락앤락과 삼광유리(글라스락)의 해묵은 '유리전쟁'이 재점화됐다.

유리식기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4년째 첨예하게 대립해온 두 업체는 최근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이하 기표원)의 유리식기의 안전성 시험 결과로 인해 다시 첨예한 신경전에 들어갔다. 


글라스락을 만드는 삼광유리는 11일, "내열유리제 식기 KS규격의 개정을 앞두고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에서 실시한 총 6가지 항목의 시험에서 자사의 강화유리식기 글라스락이 내열유리 식기와 비슷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내열유리 식기는 락앤락이 생산하고 있는 유리 주력제품이다.


삼광유리 관계자는 이어 "이번 기술표준원의 공정한 검증시험으로 강화유리제 식기의 품질과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강화유리 식기도 내열유리제 식기 기준에 포함시키는 KS규격 개정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락앤락과 삼광유리는 지난 4년동안 기술표준원의 유리식기 KS규격 개정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락앤락은 시험이나 결과 발표가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락앤락은 이날 세계적인 유리전문가 안드레아스 카스퍼 박사<사진>를 초청해 '유리소재 식기의 소비자 안전 방안을 위한 포럼'을 개최하고 강화유리보다 내열유리가 안전하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카스퍼 박사는 "공업용 강화 판유리는 일정하고 균일한 강화처리가 가능하지만, 모양과 형상이 있는 강화유리소재 식기는 모서리 등에 균일한 강화처리가 힘들다"며  "강화가 덜된 부분은 지속적인 열 충격이나 흠집에 취약해 파손되기 쉽다"고 밝혔다.


이어 "식기용 유리제품은 붕규산염이 포함된 내열유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와 함께 락앤락은 삼광유리의 발표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기표원이 공식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글라스락이 먼저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보도했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업체들과 함께 실험에 참가하기를 원했지만 비용 등의 이유를 들어 단 두 업체만이 실험에 참가해 양사의 경쟁심만 키우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경숙 락앤락 커뮤니케이션본부 이사는"안전사고의 원인을 측정할 수 있는 일부 실험이 실시되지 않았거나 실험방식의 오류 등으로 인해 이번 검증실험은 강화유리의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실험항목과 내용을 보강하여 검증실험을 속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락앤락은 내열유리가 강화유리에 비해 제조단가가 높고, 제조과정도 까다롭지만 소비자들의 안전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내열유리를 택했다"며 "강화유리를 내열유리제 식기에 포함시키는 KS L2424 개정안은 소비자의 안전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글라스락 관계자는 "기표원에서 실험 시작에 앞서 양측 담당자들을 불러놓고 실험항목에 대해 이미 공개했다"며 "몇가지 항목이 빠졌다고 전제 공정성을  문제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