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 주가폭락에 세금폭탄까지...속 타들어간다

2011-08-12     안재성 기자

요즘 대기업 ‘회장님’들의 속이 말이 아니다. 미국발  쇼크로 인한 코스피시장 폭락세로 막대한 재산 평가손실을 입은 데 이어 정부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방안’을 검토함에 따라 거액의 세금 폭탄 위험에도 노출됐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2004년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시부터 소급 적용될 경우 글로비스와 SK C&C로 막대한 재산을 불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은 자칫 수천억원대의 세금 추징이 예고되고 있어 속이 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쇼크는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이익창출이 견실한 대기업들도 빠짐없이 후려쳤다.


상반기 최고의 실적을 올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일 21만4천원이던 현대차 주가는 11일 19만7천원으로, 기아차는 7만5천700원에서 7만300원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현대차 주식 1천139만여주를 지닌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약 1936억원, 기아차 주식 690만주를 가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372억6천만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STX 역시 같은 기간 2만400원에서 1만6천원으로 하락해 700만주를 지닌 강덕수 회장의 평가손실은 308억원으로 나타났다.


여타 계열사의 주식까지 계산하면 평가손실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기업 회장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은 세금 폭탄이다. 평가손실은 시간이 흐르고 주가가 오르면 회복될 수 있지만, 세금은 피해갈 방법이 없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기 때문. 


정부는 최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관행에 대해  매서운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정부는 지배주주(본인, 배우자, 친척) 지분이 3∼5% 이상인 회사와 그룹 계열사 간 거래비중이 30% 등 일정비율을 넘으면 이를 ‘증여’로 보아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세연구원은 지난 5일 5가지 과세 방안을 발표했는데, 그 중 1안은 ‘일감 몰아주기’로 증가된 주식가치 지분에, 2안은 ‘일감 몰아주기’로 발생한 영업이익에 대한 지분에 과세하는 것이다.


지난 5월부터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를 문제삼아온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도 나름의 과세 방안을 발표했다.


이같은 과세방안이  2004년부터 소급 적용할 경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세금 추징액 합계는 조세연구원 1안에 따르면 약 7287억원, 2안에 따르면 약 8584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차 상반기 순이익의 약 20%에 달하는  거액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과세액은 1안 5천84억원, 2안 4천782억원으로 계산됐다.


최태원 SK 회장도 만만치 않다. 최 회장은 1안에 따르면 7천39억원을, 2안에 따르면 4천371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허정수 GS 네오텍 회장의 과세 예상액은 1안 98억원, 2안 101억원이었으며, 강덕수 STX 회장은 1안 187억원, 2안 82억원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같은 과세 방안의 이번달 말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재계의 강한 반발로 진통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일감 몰아주기에대해 편법적인 상속이란 사회적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없던일'로 피해가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 일감 몰아주기로 승승장구하던 재벌 오너들에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며 시련을 예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왼쪽 위에서부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