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파업 47일째 "뿔난 민심 달래는 게 우선"
직장인 최모(여.27세)씨는 최근 SC제일은행의 한 영업점을 찾았다가 시간이 여의치 않아 발길을 돌렸다. 창구에 직원이 몇 명 없는 상황에서 대기인원은 수십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파업을 한다고 해도 고객 불편은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SC제일은행의 파업이 47일째로 접어들면서 고객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노사간 협상 불발로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는 상황. 이에 SC제일은행의 빠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고객 및 일부 직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6월말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계속되는 협상 불발로 노사대립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조는 2010년도 임단협만 합의되면 파업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2010년 임단협 합의 조건으로 ▲개별성과급제 ▲상시명예퇴직제도 폐지 ▲후선역제 전직원 확대 등을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SC제일은행지부 파업 조합원 2천500여명은 지난 11일 서울 보신각 앞에 집결해 국민 호소문과 함께 강도높은 투쟁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노사간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SC제일은행의 파업사태를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SC제일은행 파업과 관련해 A씨는 “사측도 노조집행부도 모두 갑갑하다. 2천500명의 애꿎은 노조원들만 고생하고 있는 듯하다”며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편도 심화되고 있는 만큼 사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SC제일은행 파업을 지켜본 L씨는 트위터를 통해 “SC제일은행 관련 호소문을 읽고 나서야 학교에서 주거래은행을 제일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갈아탔는지 알게 됐다”며 “아래에 있는 직원들만 불쌍하다”고 꼬집었다.
노조의 파업 이후 SC제일은행이 42개 지점 영업을 임시 중단하면서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한데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불거지고 있다.
S씨는 트위터를 통해 “파업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왜 중재에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이미 돌아선 직원들의 마음과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노사간 갈등으로 고객 불편을 초래해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며 “일부 직원들도 파업 사태 이후 등을 돌리고 있어 협상이 하루빨리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행과 직원 모두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파업의 명분(성과급제)이 남아있지 않은 만큼 노측이 조속한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혀 사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