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원.달러 환율 급상승..실물경제 위축 우려
2011-08-12 임민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0일 '최소 2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한 때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는 듯 했으나 미국에 이어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 소문이 확산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또 다시 요동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위험 요인이 계속될 경우 주가하락 등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2일 증권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1일 현재 전날(10일)보다 1.8원 오른 1081.8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상승압력을 받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25%로 두달 연속 동결하고 1700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1080원대를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27일(1086원)을 기점으로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이다 이달 1일 1049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대외적인 불안요인으로 불과 7일 만에 1080원선까지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로 개장과 함께 70포인트 넘게 빠졌지만 점차 안정세를 되찾아 10일보다 11.20포인트(0.62%) 오른 1,817.44에 거래를 마감했다.
당초 외환 전문가들은 미 달러화가치 약세에 따른 원화가치절상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을 고려해 올해 9월 1050원, 12월말 1020원, 내년 2분기 쯤에는 1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등 수출산업 경쟁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유럽발 재정위기'여파가 글로벌 증시에 타격을 주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는 이변을 낳고 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요인 자체보다는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전이되면서 유럽은행 위기설이 터졌기 때문"이라며 "프랑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프랑스 은행들이 위험해지고, 이들 은행은 피그스(PIIGS, 남유럽 5개국) 국채를 많이 갖고 있는데 유럽재정위기 위험이 확산되자 자본확충을 위해 해외주식들을 매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에 비해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오히려 미국이 재정개혁을 통해 경제성장이 낮아져서 저금리 기조를 가져가고, 신흥국 통화 강세를 만드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라는 위험요인이 지속되는 한 원화가치 약세가 어느 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유동성을 갖고 있는 반면 유럽은 금리도 올리고 미리 빼서 썼는데 향후 다시 공급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고 미국의 장기 금리인하 효과 등으로 다시 원화 강세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른 '환율전쟁' 우려에 대해서도 "미국처럼 ‘인플레’ 압력 때문에 금리를 낮출 수 없는 나라들의 문제로 세계경제가 안정화 되서 미국 자본들이 다른 나라 국채나 주식을 사게 된다면 당연히 환율전쟁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유럽재정위기'라는 큰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전 까지는 원화가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럽재정위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무역 부분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금융시장 불안으로 실물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실제로 증권전문가들은 올 GDP성장률을 4%대 초반으로 예측했으나 최근 주가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3%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