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발 악재'로 한은 '금리동결'기조 이어질듯

2011-08-12     임민희 기자
한국은행(총재 김중수)이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요인을 이유로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7%로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변수가 나타나면서 '금리 동결' 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은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p 인상한 후 2개월 연속 동결함에 따라 향후 금리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주목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 기준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박사는 "최소한 올해까지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은 8월까지는 4%대 중반의 물가상승률을 보이겠지만 9월부터는 기저효과 등으로 물가가 안정돼 4%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최근 대외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두 달 연속 금리동결을 유지했는데 남은 하반기 동안 물가가 예전만큼 높은 상황이 아니라면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지난 8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직후 주가 급락 등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고 장기간 지속돼 온 남유럽 재정위기 역시 올 하반기 대외적 불확실성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연간물가상승률이 4.2%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여건이 안 좋아지면 우리나라가 수출중심이다 보니 아무래도 수출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것이 상승률 둔화로 이어질 경우 물가도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임 박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최근의 대외경제 불확실성은 금융부문에서 발생했고 이것이 실물로 파급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인데 지금 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미국이나 해외 쪽 실물(GDP성장률, 환율, 주가 등의 금융시장 등) 움직임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0일 "최소 2013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향후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 박사는 "미연준위가 최소 2년 동안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명시한 것은 미연준위 자체가 바라보는 미국 경제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공식적인 성명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 경제의 장기적 침체 자체가 주는 충격보다는 미국이 경제대국이다 보니 실물쪽 움직임에 따라 국내 경제에 어떤 악재로 작용할 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