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중단 3일째..우유 부족 '비상' 소비자 '불안'

2011-08-12     지승민 기자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낙농가가 원유 공급을 중단한 지 3일째로 접어들면서 우유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전날 오후부터 발효유 배양이나 분유 등을 제외하고 신선한 흰 우유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라인을 사실상 중단했다. 우유 출고는 11일에 절반으로 줄었고 12일은 계획이 없다.

남양유업은 공장가동률이 20% 이하이며 제품도 비슷한 비율 정도만 내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울우유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12일 새벽에 조합원과 자체 합의를 통해 집유를 시작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협상타결 때까지 원유 가격을 ℓ당 160원씩 올려서 지급하기로 했고 이후에는 협상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

대형 할인점에서도 우유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 반입된 것과 전날 남은 물량을 합하면 우유가 평소 수요의 60%에 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원유 협상이 이날 오후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토요일에는 우유를 팔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롯데마트도 우유 확보량이 60∼70%로 줄었다. 개점 시각을 기준으로 매대에 물량을 채우기는 했지만, 오후 상황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홈플러스에는 평소 물량의 60∼70%가 납품됐으며 전날 재고까지 합하면 필요량의 80% 수준이 확보됐다.

유통기한이 짧은 우유의 특성상 본격적인 사재기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트에 11일 오후 늦게 우유를 사려는 소비자가 대거 몰려 판매량이 평소보다 15% 느는 등 일시적인 수요 증가 현상도 포착되고 있다.

주부 배모(39.여)씨는 "우유대란이 올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녁이 되면 가게에 우유가 다 떨어질까 봐 오전에 사러 나왔다"며 "협상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우유 값이 얼마나 더 오를지가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