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TV 패널은 '돈 먹는 하마'?
잦은 고장에도 무상기간 지나면 수리비 폭탄..."버려?고쳐?"
고가의 평판TV를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이 핵심부품인 패널의 잦은 고장과 과도한 수리비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내노라하는 유명 가전업체에서 만들어진 평판TV에서 화면에 빨간 세로줄이 그어지거나, 한쪽 화면이 아예 시커멓게 나오지 않는 등 패널 불량과 관련한 하자제보가 빗발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패널’이 TV화면을 구현하는 핵심부품이라 수리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 무상보증기간인 2년 안에 고장이 날 경우 무료 수리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구입가와 거의 맞먹는 수리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
더욱이 수리를 받더라도 고장이 재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수리냐, 폐기냐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다.
◆삼성전자의 LED 평판TV, 100일 만에 LED패널 불량
15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거주 손 모(여.37세)씨는 45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올 상반기 방송에서 광고가 한창이던 삼성전자 LED 평판TV를 구입했다.
그러나 100일도 채 못가 화면에 빨간 세로줄이 생기면서 화면이 먹통이 돼버렸다. 삼성전자 AS센터 측은 이 같은 증상에 대해 ‘TV패널 불량’이라고 진단했다.
손 씨는 “구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불량이 발생했다면 제조 결함 아니냐”며 AS를 거부하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AS센터 측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AS만 가능하기 때문에 패널만 교체해주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손 씨는 “핵심부품이 이렇게나 빨리 고장 난 것을 보니 언제 또 같은 증상을 보일지 모르는데 무상보증기간이 끝나면 그때는 어마어마한 수리비용을 물고 불량 제품을 무한정 고쳐 쓰라는 것이냐”고 질책했다.
앞으로 7~8년은 더 써야할 고급TV가 반복된 고장으로 돈 잡아먹는 기계로 전락할까봐 손 씨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 LG전자 XCANVAS, 패널불량 수리비 30만원 청구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 거주 문 모(여.40)씨 역시 패널불량으로 고가의 수리비를 청구받고 분통을 터트렸다.
문 씨는 “4년 전 300만원을 들여 LG전자 엑스캔버스를 구입했었다”며 “사용 3년차부터 화면에 빨간색 세로줄이 나타났다 없어지고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 들어서야 문 씨는 AS센터 측에 검사를 의뢰해 패널 불량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리비 30만원을 청구받았다고.
문 씨는 “30만원이라는 수리비는 당시 TV구입가의 10%에 해당하는 가격"이라며 "이제 사양이 높은 고가의 가전을 사려면 수리비를 보장해주는 가전제품 보험까지 들어야 하는 거냐”며 억울해했다.
이어 “당시 LG전자가 메인모델로까지 내세웠던 PDP TV라 7~8년은 쓸 줄 알았지만 사용 3년 만에 고장을 일으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사용 환경에 따라 제품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제품불량원인과 무상수리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 문제의 ‘패널’, 품질보증기간은 2년! 소비자는 그래도 불안~
일반적으로 TV 품질보증기간은 1년이지만 TV 핵심부품인 ‘패널’은 품질보증기간이 2년으로 정해져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PDP·LED·LCD TV 등 가릴 것 없이 핵심부품 '패널'에 대해서는 2년간 무상보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수리비 부담은 여전히 만만치 한다. 앞서 30만원의 수리비 견적을 받은 문 씨뿐만 아니라 또 다른 소비자 정 모(남.43세)씨 역시 구입가의 16%에 해당하는 27만원 가량의 수리비(구입가의 16%) 견적에 "차라리 무상보증기간 내 고장이 나기를 바래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조사들의 책임있는 제품관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핵심부품과 관련한 수리비용에 소비자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당사는 올해부터 AS정책을 변경해 품질보증기간 내 접수됐던 고장 건에 대해서 동일 부위라면 기간이 경과하더라도 12개월까지 추가로 무상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