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PF ABCP, 하반기 금융시장 뇌관 될 듯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하반기 금융계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건설사 PF ABCP 만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분기에 자금난을 겪은 건설사들이 ABCP 만기를 연장하면서 하반기 만기를 앞둔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자산담보부 기업 어음 대출 잔액이 20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3분기 만기 규모가 15조원에 달한다는 것.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 PF ABCP 상환 또는 만기 연장이 안 될 경우 해당 건설사는 부도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동양건설산업이 시공을 담당하는 호평동파라곤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신용등급이 ‘C’로 떨어진 지 하루 만에 ‘D’로 강등, 최종 부도처리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ABCP 발행물량 200억원 중 190억원이 상환됐지만 10억원가량이 미납됐으며, 해당 물량은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PF ABCP는 건설사들이 부동산 개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만기가 3~10개월 정도로 짧고 증권 보유자가 불특정 다수다.
부동산 개발 기간 동안 차환발행으로 만기를 연장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이 외면할 경우에는 건설사나 매입보장 약정을 맺은 금융기관이 부담을 떠안게 된다.
무엇보다 해당 건설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와 같은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 금융기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하반기 건설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만연한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상환을 못하거나 만기 연장이 안 될 경우에는 유동성 위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부동산 금융시장은 최근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철회와 채권단의 신용평가에 대한 긍정적 전망 등이 자리하고 있지만 차환 위험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