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불안 속 안전투자 각광...그래도 믿을 건 은행?
2011-08-19 임민희 기자
특히, 위험성이 큰 랩이나 펀드 보다는 원금보장형 ELD(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나 금리수준이 괜찮은 예․적금 상품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사실 저금리속 물가상승(4%대)으로 실금금리 마이너스 현상이 나타나면서 은행상품이 외면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금통장(금 적립계좌)을 비롯해 예․적금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금통장(금 적립계좌)을 신규 판매 중인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의 경우 올해 1월 초 8만4천448좌(2천10억원)에서 이달 12일 현재 9만9천574좌(3천701억원)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민은행(은행장 민병덕)과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 등 타은행들도 '금통장' 출시를 위해 앞 다퉈 인가 신청을 내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중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는 등 주가 호황이 수개월째 계속되면서 한동안 자문형 랩과 주식형 펀드 투자에 열을 올렸으나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루머가 확산되면서 주가 급락에 따른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투자로 전환했고 금 시세 역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올 1월 초 온스당 1418.79달러를 기록했으나 18일 현재 1796.40달러로 상승, 순금시세(24K, 3.75kg)는 살 때 24만6천400원, 팔 때 22만3천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 '유럽발 재정위기' 등의 위험요인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코스피는 18일 현재 전날(17일)보다 32.09포인트(1.70%) 하락한 1860.58을 기록하며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증시 하락 영향으로 전날보다 2.5원 오른 1074원을 보였다.
사실 금융 불안 시기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은 은행의 예․적금 상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중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연 3.7%로 지금의 물가수준(7월 소비자물가 4.7%)을 고려할 때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실적은 거의 매달 2조원 이상을 기록, 7월말 현재 총 116조1천806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올 상반기 주가호황에도 올해에만 정기예금으로 9조9만54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어 예전에 출시한 적이 있는 금통장(KB골드투자통장)에 대해 다시 인가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또 우리은행의 지난해 1월말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실적은 각각 80조4천662억원, 2조5천2억원에서 올해 7월말 현재 각각 90조9천61억원, 3조5천702억원을 보였다.
하나은행(은행장 김정태)의 정기예금 실적은 지난해 1월말 54조원에서 올해 7월말 현재 64조원으로 10조원가량 증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7년말 정기적금 계좌는 48만5천좌였으나 3년이 지난 7월말 현재 71만8천좌로 증가했다"며 "사실 은행 금리가 낮은데다 8월 기준금리 역시 동결되면서 예․적금 실적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카드 포인트와 연계한 '시크릿적금' 등 금리가 비교적 괜찮은 상품들은 여전히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하반기 금융시장을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동안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금의 경우 너무 많이 올라서 한차례 조정이 있겠지만 여전히 투자매력이 있고 은행 상품의 경우 3년짜리 월복리 적금과 적립식 펀드를 함께 가져가는 투자전략을 구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