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직원이 구본준 부회장에 보낸 쓴소리 편지 화제

2011-08-19     유성용 기자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에게 쓴 소리 담긴 편지를 남기고 회사를 그만둔 선임 연구원이 화제다.

주인공은 5년 간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소속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4월 카카오톡으로 이직했으며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퇴사 당시 구본준 부회장에게 보냈던 이메일을 공개했다.

LG전자의 발전을 위해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을 건의했고 향후 방향을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그가 편지를 공개한 이유다.

그는 우선 LG전자는 이노베이션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이노베이션을 하겠다고 '주장'만 하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또 아이디어가 구현될 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프로젝트 초기부터 투자수익률을 먼저 계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나치게 보안을 강조하는 경직된 문화 또한 비판했다. 보안 때문에 이유 없이 막힌 인터넷 사이트가 많다며, 이 때문에 아이디어 조사와 기술에 대한 궁금증 해소가 쉽지 않아 대부분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홈엔터테인먼트(HE) 본부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보안상의 이유로 개인 컴퓨터가 아닌 중앙서버에 접속 후 작업을 하는데 이는 개발자들의 생산성을 엄청나게 갉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어떻게 한다고 하면 이 역시 비판적인 토론 없이 의사결정이 나고  경영진이 언급하면 역시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결정 난다며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부분도 강조했다.

서초 R&D캠퍼스에서 본부와 연구소를 불문하고 지각을 체크해 각 조직별로 통계를 매일 보고하겠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며 연구원들을 철부지 중고생으로 대하듯 사소한 것까지 간섭하는 점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편지 마무리에서 "아쉽게도 CEO로부터 답장은 받지 못했다"면서 "CEO가 답장을 할 회사라면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구 부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이 글은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트위터와 커뮤니티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