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T '황금주파수' 두고 과열 경쟁

1.8㎓ 대역 입찰가격 고공행진 중...어느 한쪽 물러서야 종결?

2011-08-21     김현준 기자
KT와 SK텔레콤의 간 주파수 확보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국내에서 처음 시행되고 있는 주파수 경매에는 2.1㎓와 1.8㎓, 800㎒ 3개 주파수 대역이 매물로 나왔다.

두 회사를 포함해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연초부터 2.1㎓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CEO들까지 나서며 날선 공방전을 펼치는 등 전면전에 나섰다.

이 같은 적극적인 대응은 3개 주파수대를 '황금 주파수'로 여겼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주로 2.1㎓ 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더 많은 가입자를 수용하고, 스마트폰 등 더 좋은 단말기를 제공하려면 2.1㎓ 대역을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하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일하게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보유하지 않는 점을 감안, 2.1㎓ 대역의 경매에 KT와 SK텔레콤의 참여를 제한하면서 2.1㎓ 대역은 자연스럽게 LG유플러스에 돌아갔다.

남은 주파수 대역은 1.8㎓와 800㎒ 대역 두 가지. KT와 SK텔레콤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경매에서 오로지 1.8㎓ 대역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1.8㎓ 대역의 입찰가격은 최저 경쟁가격 4천455억원에서 사흘 만에 1천550억원 오른 6천5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고도 두 회사 모두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낙찰자를 결정짓지 못했다. 경매는 주말을 쉬고 22일 속개될 예정이나 1.8㎓ 대역의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다보니 두 회사의 현재 기세로는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전세계적으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1.8㎓ 대역에서 주로 제공되고 있거나 앞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우수한 단말기 확보, 해외 로밍 서비스 등을 위해 두 회사가 1.8㎓ 대역대를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인 것. 

반면 두 회사는 800㎒ 대역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800㎒ 대역도 한때 '황금 주파수'로 불리며 이동통신 업계에서 '불공정 경쟁' 시비의 단골 메뉴로 꼽혔지만 2세대 이동전화가 막을 내리고 있는 요즘 한때 황금 주파수 대접을 받던 800㎒ 대역은 찬밥 대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글로벌 추세에 따라 '황금 주파수'가 800㎒→2.1㎓→1.8㎓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 통신 전문가는 "800㎒에서 보듯 황금 주파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지나치게 가격이 오를 경우 경제성이 없다"면서 "1.8㎓ 대역을 차지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두 회사 모두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만간 두 회사 중 한쪽이 물러서면서 경매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서서히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