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 정일재 대표, 실적추락에도 공격경영은 계속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의 상반기 실적은 10대 제약사 중에서도 유난히 좋지 않은 편이다. 제약업계의 전반적인 규제 강화에 더해 환율 하락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실적 하락이 가팔랐다. 연결결산을 하는 지주회사의 눈치까지 봐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일재 대표의 의지는 단호하다. 실적 부진에 아랑곳없이 R&D 투자를 더 늘리고 해외 시장 개척에 더 열의를 쏟고 있다.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시선을 보다 '먼곳'에 두는 그의 미래 성장 전략이 빛을 발할지 주목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천768억원으로 전년동기(1천736억원)에 비해 소폭(1.9%)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3억원에서 45억원으로, 반기순이익은 131억원에서 21억원으로 각각 72.2% 및 83.4%나 추락했다.
제약업계 전반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도 10대 제약사 중 추락폭이 가장 가파르다.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K-IFRS)이 적용되고 LG생명과학이 LG그룹 소속이란 점을 고려할 때 “그룹에 민폐다”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연결결산을 하는 지주회사의 마뜩찮은 시선에도 정일재 대표는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LG생명과학 실적 추락의 주 요인은 환율 하락과 오성공장 건설 등 R&D 투자및 해외 마케팅 증가 비용 때문이다.
LG생명과학은 국내 제약회사 중 드물게 수출 비중이 꽤 높다. 지난해 매출액 약 3천200억원 중 40%에 해당하는 1천500억원을 수출로 일궈냈다. 그러다보니 다른 제약사들과는 달리 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1천300원대를 넘나들던 환율이 올해는 1천100원 이하에서 안정된 상태다. LG생명과학은 수출로 얻는 수익 가운데 20% 가량을 환율로 날린 셈이다.
또 오성공장 건설로 인해 발생한 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도 LG생명과학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착공한 오성공장은 예정된 3개의 공장 중 1곳이 완성돼 가동 중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지난해 이익률이 꽤 좋았다. 단기적으로 타격이 오더라도 이익이 날 때 투자를 확대하자는 생각에 공장 건설, 신약 개발 등 R&D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공장이 완공되면 각종 의약품 생산량이 몇 배로 늘어나 매출액 증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일재 대표는 여러 해 동안 LG텔레콤 사장과 LG유플러스 PM사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업계에서 알아주는 전자정보통신 분야 베테랑이다. 그런 만큼 장기적인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또한 글로벌한 마인드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내수에 안주하느 다른 제약사 CEO와 달리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협소한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 15억 인구의 중국, 10억 인구의 중동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신념이다.
현재 LG생명과학은 중국, 인도, 미국, 유럽, 중동 등지에 진출해 있다. 정일재 대표가 제약사업에서도 IT의 신화를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