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전기레인지 '상판 긁힘', 누구의 잘못?

2011-08-29     이성희기자
고가의 세라믹 전기레인지의 '상판 긁힘'을 두고 소비자와 제조사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소비자는 제품하자와 무성의한 AS를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고 있으며 업체 측은 상판 교체를 제안, 협의를 진행 중이다.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 사는 김 모(여.41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 말, 방문판매사원의 권유로 휘슬러 쿡탑 3구 전기레인지를 230만원에 구입했다.

망치로 두드려도 깨지지 않을만큼 단단하며 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아 건강에 좋다는 제품 설명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당시 판매사원은 "뜨겁고 찐득한 요리를 하다 혹시라도 전기레인지 상판에 묻더라도 철수세미와 칼로 이용해 이물질을 제거하라"고 안내를 받았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지난 7월 중순경 김 씨가 블루베리 잼을 만들던 중 설탕물이 끓어넘치는 바람에 전기레인지 상판에 끈끈한 액체가 잔뜩 묻게 됐다.

김 씨는 최대한 빨리 제거하려고 판매자의 설명대로 구입때 받은 칼로 이물질을 긁어낸 후 철수세미로 닦아서 마무리했다. 하지만 전기레인지를 물로 세척하자 상판에 긁힌 자국이 선명히 드러났다.

▲흘러넘친 잼을 닦다 생긴 휘슬러 쿡탑상판의 긁힌 자국.

                                  
제품하자를 의심한 김 씨는 판매자에게 항의했고, 이를 인정한 판매자의 안내대로 본사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본사에서는 블루베리 잼이 넘친 후 바로 닦지 않은 김 씨의 잘못이라며 대리점과 협의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게다가 믿었던 판매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아 김 씨의 애를 태웠다.

김 씨는 “분명 잼이 흘러넘치고 굳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자의 말대로 제거했는데 소비자 과실 운운하다니 기가 찬다"며 “판매자도 제품하자를 인정했는데 이제와서는 시간만 끌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미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단 한번도 직접와서 상태를 확인해보지 않은 등 무성의한 AS에 신뢰를 잃어 환불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휘슬러코리아 관계자는 “사용설명서나 판매시 뜨겁고 찐득한 잼 같은 요리 중 쿡탑 상판에 묻게 되면 '즉시 제거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사용자의 잘못된 대처로 일어난 일이며 판매자가 제품하자를 인정한 것은 잘못된 안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하지만 고객서비스차원에서 문제가 된 상판에 대해 100% 회사에서 비용부담하는 것으로 상판 교체를 제안했다"며 "고객이 원하는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