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대한통운 인수 주가하락으로 '빨간불'

2011-08-29     안재성 기자

CJ그룹(회장 이재현)의 대한통운(대표 이원태)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통운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값을 치뤘다는 평가와 함께 CJ그룹의 자금 압박설도 불거지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6월말 주당 21만5천원, 총액 2조2천54억원으로 대한통운을 인수하겠다고 나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계약금 2천200억원은 지난달 15일 이미 입금한 상태이다.


상황의 변화는 소버린 쇼크 등으로 인한 대한통운의 주가급락이다. 인수합병이 진행되던  6월말 대한통운 주가는 13만7천원(6월24일)을 기록하는등  호조를 보였지만  인수가 마무리된 후 8월이 되자 곤두박질쳤다.


9일에는 장중 한때 7만200원까지 떨어져 CJ그룹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후 17일 10만3천원까지 올라서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최근 또다시 4거래일 연속 하락세에 시달리고 있다. 26일 종가는 8만5천500원으로 CJ그룹 인수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CJ그룹 역시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매각 또는 교환사채(EB) 발행으로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던 삼성생명(CJ그룹 465만주 보유) 주가도 10% 이상 빠져 자금 마련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상황의 변화로 처음 결정한 대금은 무리였다는 판단 때문에  CJ그룹은 지난 23일 농협, 우리은행 등 채권단에 3%대의 가격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가격조정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대한통운 인수 대금은 2조2천54억원에서 2조1천392억 원으로 662억원 줄어든다.


이 때문에 “이재현 회장이 삼성에 대한 경쟁심 때문에 너무 무리했다”는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자금 마련 어려움’ 등 관련 루머에 대해서는 부정하면서 “우리 입장에서 대금을 깎으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가격 조정이 인수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가는 소버린 쇼크 탓이므로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대한통운의 실적은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한통운의 상반기 실적도 하락했으며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결기준 대한통운의 상반기 매출액은 1조2천44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조1천161억원보다 7.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0억원에서 621억원으로, 반기순이익은 311억원에서 260억원으로 각각 18.3% 및 16.6%씩 하락했다.


이와 관련, 대한통운 관계자는 “상반기에 계열사 전체적으로 143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이익 하락의 주 요인”이라며 “해운항만과 택배 등 영업이익률이 높은 분야의 매출이 늘고 있으며, 대표적인 택배 특수기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KTB투자증권은 “CJ그룹 인수에의 시너지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터미널, 아시아나공항개발, 아스공항 등이 2분기부터 연결 분리되면서 실적이 5% 가량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CJ그룹은 채권단과 최종인수가격 등 조건에 대한 협상을 벌인 뒤 이달 말까지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