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원에 구입한 강아지 3일만에 '시름시름'

2007-05-28     방선영 소비자 기자
얼마전 평소 갖고 싶었던 강아지를 한 마리 사기 위해 인터넷 포털검색사이트 야후를 통해 '도그나인'이라는 애견분양 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

가정견이라며 요크셔테리어 새끼 강아지 3마리가 어미 개와 함께 찍힌 사진이 올라와있더군요. 가정에서 찍은 사진이라서 철석같이 믿었고, 마음이 끌려 주소를 알아냈습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아주머니였습니다.(더 이상 자세한 주소는 없었음)

전철 1호선 관악역(경기 안양시 석수동)으로 나오라고 해서 지난 23일 평택에서 전철을 타고 갔습니다. 검정색 구형 승용차로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나왔더군요. 집으로 데리고 갈 줄 알았는데, 좀 의외였습니다.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시간이 없는 듯 돈을 재촉하며 빨리 거래를 끝내자고 하더군요. 뭔가 급한 일이 있는가 싶어 12만원을 지불하고 강아지를 받았습니다.

강아지가 사진과 약간 다르긴 했지만 너무 통통하고 이뻐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집으로 출발했고, 아주머니도 재빨리 어디론가 도망치듯 떠났습니다.

뭔가 조금 수상한 것을 느꼈지만 이제와서 그렇게 사고싶었던 강아쥐를 다시 바꿔달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강아지를 싫어하던 어머니의 노발대발에도 불구하고 전구까지 틀어주며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강아지는 불린 사료도 잘 먹고, 잘 놀았습니다. 통통하고 귀여워 이름도 '돌이'라고 지었습니다.
너무 잘 놀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다음날 동물 파는 아저씨한테 강아지를 보여주며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말을 하더군요. 이 요크셔는 귀도 축 내려가고 실버도 아니고 돈의 가치가 없는 잡견비슷한 것이라고.

더욱 심각한 문제는 3일째 되는 날부터 발생했습니다. 25일 '돌이'에게 사료를 주려고 나가봤는데 보일러실 쪽에서 꾹꾹대며 토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심한 구토증세를 보였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잘 먹던 사료도 달랑 5~6알 정도만 먹더니 쳐다도 안보는 겁니다. 그냥 체했나 보다 했습니다. 코도 많이 말라 있고, 활동력도 줄었습니다. 한쪽에서 가만히 옹크리고 있을 뿐 놀려고 하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잔뜩 토했습니다. 심장이 벌렁 뛰었습니다. 사료 외에 아무 것도 안주었는데, 토할 이유가 뭐가 있나 했지요.

놀라서 동물병원에 이것저것 증세를 말하니 파보(장염)초기증상인 것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파보검사를 하면 얼마가 드냐고 물으니 3만~4만원이나 든다고 했습니다.

너무 억울해 강아지를 판 아주머니에게 전화했습니다. "환경탓인 것같다"며 "오히려 토한 것이 다행"이라고 말하더군요. 강아지를 바꿔달라고 하자 팔고 바로 청주로 갔다며 피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있다가 전화가 와서는 안된다고 딱 잡아떼는 겁니다.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전혀 죄책감이 없는 말투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굴도 사기꾼상이더군요. 내가 속아서 그런 지 몰라도.

나는 이런 걸 알고 구입 당시 차 안에서 거래할 때 "이 강아지가 파보나 홍역이 걸려서, 아니면 질병으로 15일 안에 사망하면 돈의 전부를 환불받기로 약속하고 돈을 주었습니다.

문서로 계약은 안했지만 구두로 몇번이고 그 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래서 믿고 사온 것이고요.

그런데 이제와서 딴 소리를 합니다. 절대 환불이 안될 것처럼. 진단서 가져오라고, 물병원 전화번호 대보라고 합니다. 정말 말이 안나와서 전화로 욕을 퍼부었습니다.

지금은 전화를 하면 아예 받지도 않습니다. 다른 분들도 나처럼 피해보지 마세요. 이 아주머니 보통 프로가 아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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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피해 소비자가 알려준 아주머니 휴대폰 번호로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