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상생경영 1년, 협력업체 주가는 늪속에...
삼성전자가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발표한지 1년이 지난 지금 정작 범삼성그룹주라 불리는 협력업체들의 주가는 대부분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삼성전자의 지원 아래 실적과 주가가 쑥쑥 성장할 것이란 애초의 기대와 달리 코스피 평균보다도 훨씬 큰 낙폭을 이어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협력사 동반성장을 이끌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수립해 발표했다.
실천방안은 ▲원자재가 변동 부품단가 반영을 위한 사급제 도입 ▲1조원 규모 협력사 지원펀드 조성 ▲2·3차 협력사 종합지원책 마련 ▲중소기업 중견전문 인력 구직 지원 ▲우수협력사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협력사 문호 확대 ▲공동 기술개발지원센터 마련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시행한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3%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도 다소 하락했으나 등락률은 -3.1%에 불과했다.
그러나 협력업체들의 주가는 대부분 40% 내외로 폭락했다. 다만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일부 아몰레드(AMOLED) 장비 협력사의 주가만 호조를 보였다.
29일 종가 기준 에이테크솔루션은 1만450원으로 1년 전의 1만8천100원에 비해 무려 43% 하락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가 1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0.6% 지분을 가진 아이마켓코리아 또한 1년 전보다 38% 떨어진 1만8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상반기 시장에서 열풍을 이끌며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끈 갤럭시S의 협력사 또한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인탑스와 파트론 등은 올 초 나란히 고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질 치더니 결국 작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후 미국발 쇼크와 함께 지금은 각각 13% 가량 떨어진 1만6천900원과 1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휴대폰 배터리 팩을 만드는 이랜텍의 경우 6천50원에서 3천650원으로 40% 급락했다.
시황이 불투명한 LED 협력사는 말할 것도 없다. 서울반도체는 28%, 루멘스는 35%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CB를 통해 투자한 신화인터텍과 삼성물산이 3자 배정으로 40억원을 투자한 에스에너지의 급락 폭은 더욱 크다. 각각 56%와 38%로 평균 47% 주가가 빠졌다.
다만 아몰레드(AMOLED) 장비 협력사의 경우 시장의 성장 기대 속에 주가 또한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에스에프에이와 AP시스템이 77%, 143% 급등했다. 에스엔유는 23% 올랐다. 하지만 주가 상승분은 작년 호황에 따른 것이며 올 초 고점을 찍은 뒤 지금까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경기 수원시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진행된 '협력사 동반성장 우수사례 발표회' 당시 모습
이와 관련 30일 삼성전자는 작년 발표했던 상생경영 실천방안이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재가 변동 부품단가 반영을 위해 삼성전자가 직접 원자재를 매입해 협력사에 제공하는 '사급제도', 2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확대한 '협력사 지원펀드'를 통해 대출 이자 감면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간 동반성장을 위한 제도를 꾸준히 운영해 왔고, 이를 더욱 체계화하고 지원 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협력사들로부터 호응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삼성전자는 신흥정밀, 파버나인, 삼진 둥 우수 협력사 28개사를 선정해 글로벌 강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2015년까지 50개사로 늘릴 방침이다.
삼성의 '베스트 컴퍼니' 전략이 관련 협력업체의 주가에도 날개를 달아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