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주파수 거머쥔 SK텔레콤 주가 웃었다
1.8㎓ 대역을 놓고 벌인 주파수 전쟁에서 SK텔레콤이 웃었다. 1조원에 육박하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지만 시장과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전일 대비 5천500원 상승한(+3.81%) 15만원으로 29일 장을 마감했다. 지난 26일 5.25% 급락에 이어 29일 거래 초장에도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경매가 종료된 10시 이후 거래량이 폭주하며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의 우호적인 반응은 이번 1.8㎓ 주파수 획득이 SK텔레콤에게 호재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 반등에 대해) 시장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전적으로 주파수 할당의 영향이 컸다"라며 "예상보다 비싸기는 했지만 결국 주파수 할당으로 향후 있을 리스크를 줄였다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주파수 비용은 미래 예상 수익을 담보하기 위한 현재의 지출"이라며 "주파수 할당을 통해 LTE가 활성화된다면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액) 및 데이터 수익의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앞서 SK텔레콤은 경매 시작가인 4천45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오른 9천950억원에 주파수를 낙찰하면서 '승자의 저주'를 부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가뜩이나 하이닉스 인수에도 발 벗고 나선 데다 10월에는 플랫폼 부문 분사까지 앞두고 있어 안팎으로 자금부담이 큰 상황이기 때문. 높은 낙찰가가 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경매로 SK텔레콤이 입게 되는 부담이 예상보다 적은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 얻을 실익은 더욱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조원에 육박하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지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그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조원의 부담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낙찰가를 한번에 완납하는 것이 아니라 3개월 안에 25%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10년에 걸쳐 균등 분할 납부하게 되어 연간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케팅 비용 등으로 나가는 비용이 연간 2~3조원임을 감안할 때, 연간700억~800억원의 지출은 큰 부담이 아니다.
특히, 1.8㎓ 대역 주파수가 SK텔레콤의 미래 전략에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경매로 얻은 실익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동안 1.8㎓ 이상 고주파 대역의 LTE 주파수가 전무했던 SK텔레콤이 이번에 경매에 실패했을 경우 2G 때부터 구축해 온 '많은 주파수를 이용한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었기 때문.
4G LTE의 경우 광대역폭을 가지고 있으며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만약 이번에 1.8㎓ 주파수를 KT에 빼앗겼다면 2G용에서 떼어낸 20㎒폭만 LTE용으로 확보해놨던 SK텔레콤으로서는 1.8㎓ 대역에서만 40㎒ 폭의 주파수를 가진 KT에게는 물론 이번에 2.1㎓ 대역을 가져간 LG유플러스에게도 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7월부터 800㎒ 대역에서 LTE를 상용화한 터라 1.8㎓ 주파수를 '당장' 활용할 수 없음에도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건 이유가 여기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KT가 1.8㎓ 누적 82라운드 입찰을 하지 않고 1.8㎓와 800㎒ 대역에 입찰함으로써 경매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한편, 주파수 경매 수익금의 55%는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45%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