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사장 기발한 '백기사' 전략으로 실적·주가 '好好'

2011-08-30     윤주애 기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현대상선의 '백기사'를 자청하면서 선박 수주와 실적 개선의 2마리 토끼를 잡는  남다른 리더십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올해로 취임 6년째를 맞는 남 사장은 지난 5년간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혔던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의 뒤를 바짝 쫓을 정도의 우량기업으로 변신시킨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9일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천900원(7.18%) 오른 2만8천3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2일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는 23일 7.87% 반등한 이후 29일까지 총 19.35%나 상승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의 주가상승은 시장 안팎의 호재와 남 사장의 경영능력이 주목받은데 기인한다 .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맨 왼쪽)이 지난 29일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미국발 증시폭락 이후 버냉키 의장의 9월 경기부양책 발표에 대한 기대심리로 조선주 등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 백기사 자청과 경영실적 개선등이 복합적으로 주가를 부양했다.

남 사장은 지난 23일 현대상선 지분 2% 또는 1천억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하고, 현대그룹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29일 현대상선 종가(2만5천950원)를 기준으로 2% 지분율은 743억5천8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은 계약이 끝나는 3년 뒤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엘리베이터 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명하는 제3자에게 매각하는 옵션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경영권 분쟁에 시달려왔던 현대그룹은 기존 우호세력을 포함해 현대상선 지분율을 39.6%에서 최대 41.6%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경영권  잠재 위협세력인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건설은 각각 현대상선 지분율이 23.7%, 7.7%다.

대신 대우조선은 현대상선으로부터 1만3천1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신규로 수주했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한다.

대우조선해양이 백기사를 자청하자 현대그룹도 한시름 놓게 됐다. 이에 힘입어 현대상선도 29일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900원(3.59%) 오른 2만5천950원에 장을 마쳤다. 

남 사장은 현대상선의 백기사 역할이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없음도 분명히 했다. 남사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파트너로 지분을 매입했을 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도 "추가로 지분매입도 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밀월관계의 지속성을 암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백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8년 7월 골라LNG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던 대한해운의 주식 92만주(5.6%)를 240억원에 매입하며 공개적으로 백기사를 선언했다. 남 사장은 대한해운으로부터 다수의 벌크선과 특수목적선 등을 수주했다.

남 사장의 남다른 경영 전략과 용병술은 실적개선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2006년 남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20년 무분규 사업장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05년 4조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13조원으로 300% 이상 늘었다. 1천억원이 넘던 영업손실은 5년 사이에 1조2천억원의 영업흑자  기업으로 변신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만 약 7조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역시 올 상반기 7천4400억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2천억원 이상 늘어난 1조4천억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남 사장은 조선업계의 불황이 심했던 지난해 112억 달러의 수주를 달성하고, 오는 2020년까지 매출 40조원 규모의 세계적인 종합중공업 기업으로 비전도 제시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