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역 도전하는 '생명 2.0'시대온다

2007-05-28     뉴스관리자
생물학 이론에 따르면 태초의 생명체는 36억년 전 지구의 대기 속에서 생겨났다. 이 생명체는 자기복제를 거듭했고 수억 세대를 거친 끝에 지금의 인류와 식물, 동물과 미생물 등으로 진화했다.


유전자 조작을 넘어 지구상에 존재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 창조라는, 즉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최신호(6월 4일자)의 커버스토리 ‘신과 겨루기(Playing God)’에서 하버드대학의 조지 처치 박사, UC버클리대학의 제이 키슬링 박사, 바이오 벤처 기업가 크레이그 벤터 등 인공 생물학(Synthetic Biology) 연구자들이 이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잡지는 인공 생물학자들이 자연 상태에서 진화된 생명체를 ‘생명(life) 1.0’이라고 부른다면서 과학자들이 화학물질로 유전 정보가 담긴 DNA를 만들어 창조하려고 하는 인공의 생명체를 ‘생명 2.0’이라고 지칭했다. 또 이 같은 일이 가능해 보이는 것은 자연적으로 진화한 유기체의 유전자 암호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해독되면서 생명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게 됐으며 이를 통해 과학자들이 특정 기능을 하도록 생명체를 설계 및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6월 사상 처음으로 ‘국제 인공 생물학 콘퍼런스’가 미 MIT대학에서 열린 이래 인공 생물학자들은 유기물의 창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생물의 특징인 자기복제가 가능한 유기체를 만드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좀더 빠른 성과를 내고자 완전한 인공 생명체의 창조보다는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생명의 구성 요소와 자연 상태의 세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유기체, 일명 ‘바이오 디바이스(biodevice)’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크레이그 벤터와 하버드대학의 조지 처치 박사는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면서 햇빛을 바이오에너지로 전환하는 인공 유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가 성공을 거두면 에너지시장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UC버클리대학의 제이 키슬링 박사는 제빵용 이스트를 가지고 말라리아 치료제인 알테미시닌(Artemisinin)을 생산하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려 하고 있다. 키슬링 박사는 2004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이 연구를 위해 420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며 2009년에 연구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UC샌프란시스코대학의 크리스토퍼 보이그트 박사 등은 인간의 혈관 속을 돌아다니면서 종양을 찾아내는 미생물을 개발하고 있다.


MIT의 드류 애디 박사는 현재 생명체의 DNA는 중복된 조각과 쓰레기(junk) 등이 가득하다면서 자연에 존재하는 ‘T7’이라는 이름의 바이러스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기능을 훨씬 효율화한 인공 바이러스 ‘T7.1’을 만들고 있다.


잡지는 그러나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미국 지부 책임자인 프란시스 콜린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자문기구인 생물윤리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한 레온 카스 등은 이 같은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카스 전 의장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에 대한 이해는 본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단계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계와 윤리학계에서도 ‘신에 대한 도전’에 불안감을 내보이고 있다(헤럴드경제신문).


▶생명 1.0 : 자연 상태에서 진화한 유기체로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이 이에 해당.

▶생명 2.0 : 화학물질로 만든 DNA와 유전자, 게놈 등으로 구성된 실험실에서 창조된 인공 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