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대한통운에 아시아나CC까지 인수?

2011-08-31     임민희 기자
CJ그룹(회장 이재현)이 '승자의 저주'를 극복하고 대한통운(사장 이원태)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삼구)이 CJ 측에 아시아나CC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CC는 금호리조트 소속으로 대한통운과 금호산업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CJ가 대한통운을 최종 인수할 경우 금호리조트 지분도 함께 가져가게 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계와 금융계에선 금호아시아나 측이 대한통운 매각협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아시아나CC 지분을 CJ에 넘기기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 측이 아시아나CC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주중회원권을 8천만원에 팔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라 그룹차원에서 언급하기 어렵다"며 "주중회원권 판매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금액 조정과 금호리조트 지분 문제를 포함해 금호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CJ에서 금호리조트 지분을 팔수도 있고 금호아시아나에서 팔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등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각각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18.98%와 18.62% 등 총 37.6% 매각작업을 추진, 지난 6월 28일 CJ그룹(CJ제일제당-CJ GLS 컨소시엄)을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한 바 있다.

CJ그룹은 본 입찰에서 대한통운 인수대금으로 2조2천54억원(주당 21만5천원)을 써냈으나 지난 23일 채권단에 3%대의 가격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CJ가 채권단에 제시한 최종인수가격은 당초 가격보다 662억원 줄어든 2조1천392억원이다.

CJ그룹과 아시아나 항공 및 대우건설 등은 지난 6월 대한통운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작성하면서 최대 할인폭을 3%로 규정했지만 CJ 측은 3%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시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졌다.

사실 CJ가 대한통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당시 경쟁 후보사인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을 의식해 과도한 인수가격을 써내면서 '승자의 저주'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더구나 최근 대한통운 주식이 35% 빠져 8만6천원대까지 추락한 것을 감안하면 3배나 더 주고 사는 셈이다.

이런 우려를 뒤로하고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지분(459만1천510주) 전량을 담보로 농협 등 시중은행에 인수자금을 빌릴 예정이며 CJ GLS도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당초 계약서상에 대한통운 실사 후 인수가격을 ±3% 수정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다"며 "당연히 매물을 사려는 입장에서는 싸게 사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현재 채권단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금조달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대한통운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CJ그룹과 채권단은 대한통운 최종인수가격 협상을 진행해 이달 중으로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지만 협상이 지연될 경우 9월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CJ가 아시아나CC까지 인수하기엔 자금조달 문제 등 여러 변수가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