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집' 제약업계에서 동국제약 '독야청청'
권기범 부회장의 사업포트폴리오 조정과 기술혁신 덕에 동국제약의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규제 강화에 약가 인하까지, 설상가상(雪上加霜)의 고난에 처한 제약업계에서 독야청청(獨也靑靑) 실적이 시선을 끈다.
더불어 약가 일괄인하로 인한 예상 타격도 적은 편이고,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도 업계 평균에 비해 크게 낮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매수 적기' 평가를 받고 있다.
동국제약은 제약업계에서는 드물게 올해 상반기 주요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모두 상승했다.
매출액은 765억원으로 전년동기(690억원) 대비 10.8% 증가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지난 2월 단행한 인사돌과 마데카솔의 10% 가격인상효과 및 원료의약품 시장의 고성장 덕”이라고 설명했다.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5억원에서 128억원으로, 반기순이익은 87억원에서 99억원으로 각각 11.3% 및 13.8%씩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일반의약품 매출 감소 및 광고비 증가 등으로 인해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이익이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16.7%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은 최근 이익 하락에 고민이 깊은 타 제약회사와는 대비되는 현상이다.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6.5%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IBK투자증권은 호실적의 이유로 ▲밸런스 잡힌 포트폴리오 ▲우수한 기술력 ▲수출 등 판로 다양화 등을 들고 있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동국제약은 인사돌, 마데카솔, 오라메디 등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일반의약품(OTC)을 기반으로 시장규모가 큰 전문의약품(ETC)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분배가 잘 되어있어 약가 일괄인하로 인한 타격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동국제약의 매출액 구성비는 일반의약품 47%, 전문의약품 30%, 원료 및 기타가 23%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을 보인다. 특히 전문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의 수출 성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권기범 부회장의 기술 중시 철학과 수출 확대 전략도 꼽힌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02년 3월 대표이사 취임 후 꾸준히 기술 혁신 및 수출을 추구해 왔다.
동국제약의 조영제 파미레이 주사와 항암제 로델린데포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로델린데포는 2007~2010년 연평균 17%의 높은 성장세를 시현했다.
동국제약은 유럽, 일본 등 세계 50여개국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X-ray 조영제 원료 이오파미돌의 유럽 수출이 증가세이다.
실적 호조세를 타고 시설 투자도 과감하게 확대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2009년부터 400억원을 투자해 진천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2013년까지 현재 약 2천억원 수준의 생산량을 5천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홍진호 애널리스트는 “동국제약은 2011년 가이던스로 매출액 1천680억원, 영업이익 269억원, 순이익 201억원을 제시하고 있는데, 달성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실적과 전망에 비해 동국제약의 주가 흐름은 보합세다. 31일 종가는 1만3천100원으로 지난 일주일간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동국제약의 지난해 주가수익비율(PER)은 7.6배, 올해 예상 PER(동국제약 가이던스 기준)은 5.7배로 제약 평균 PER 12배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저평가 주식으로 평가받으면서 매입 추천을 받고 있는 이유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